황 중 연 <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 jyhwang@kisa.or.kr >

셀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는 학생들,유명 UCC 사이트에서 가족,애완동물,취미 등 자신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연재해 인기를 끄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영상이나 텍스트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럼없이 공공장소에서 사생활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이들은 지하철에서 다른 승객들에게 다 들리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내밀한 사생활에 대해 얘기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과 삶 등 모든 걸 알리고 싶어하는 퍼블리즌(Publizen)이란 신인류가 생각났다.이들은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고,자신을 만인에게 공개한 후에야 존재를 확인하고 인정받는 안도감을 느낀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서슴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소개하는 퍼블리즌을 보면,이들에게 수줍음이나 혹은 네티켓을 기대한다기보다 오히려 걱정이 든다.공공장소에서 거침없이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적으로 털어놓는 부주의로 인해 피해를 당할까 염려스러운 것이다.

사회학자 리스먼은 '고독한 군중'에서 '현대인의 가장 큰 불안은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래서 우리 현대인들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자기를 드러낸다.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인지,스스로의 확신이 없기 때문에 남들로부터 인정받으려고 애쓴다.이런 생각이 사생활 보호에 대한 무감각으로 이어져 자신의 정보를 더 노출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함부로 노출시킨 자신의 사생활과 개인정보가 만인의 공유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우리는 자신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다루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그저 나를 알리고 싶다는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드러내기만 한다면 나중에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굳이 노출하려고 하지 않아도 우리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해킹하거나 유출하려는 이들은 도처에 존재한다.그리고 그렇게 노출된 개인정보와 사생활이 어떠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

결국,나 자신의 정보에 대한 통제권은 나에게 있기에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스스로 중요하게 다루고,이를 보호하는 데 스스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특히 지금은 인터넷을 어려서부터 사용하기 때문에,초등학생 때부터 개인정보를 스스로 중요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