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는 환율과 유가를 꼽을 수 있다.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1050원 수준까지 치솟으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고, 국제유가는 사상 최고 수준인 배럴당 12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단 원/달러 환율의 강세는 수출주들이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 우군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15일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등이 견조한 환율 흐름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주도주들의 흐름이 훼손되지 않는 이상 지수 조정을 논하기엔 다소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

배 연구원은 "최근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제기되고 있긴 하지만 환율 효과를 적용할 때 국내 증시는 여전히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 급등하면서 기술적 측면에서도 저항 국면에 진입, 추가 상승보다는 단기적으로 조정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 하지만 하반기 무역수지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현 수준에서의 완만한 하향 안정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현 수준은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저가매수의 기회"라면서 "美 주택관련 지표의 호전 등 증시 여건이 안정될 경우 환율 효과는 외국인 매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경기개선 기대감을 배경으로 美 달러화의 약세 현상이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양호한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금리 이벤트들이 일단락된 상태라는 점 등에서 당분간 환율 변수의 증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환율은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유지시켜주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환율과 달리 또 다른 변수인 국제유가는 주식시장에 아군이 아닌 듯하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최근의 유가 상승으로 수출 증가율이 커지고는 있지만 교역 조건이 악화되고 있고 향후 무역수지와 인플레이션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도 과거 경험상 원유가가 급등락했던 시점의 자기자본이익률(ROE)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 등에서 부담 요인이라고 판단.

이 연구원은 "유가의 변동성 확대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향후 유가의 변동성과 방향성이 국내 증시에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최근 달러화 가치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유가의 변동성이 축소될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