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대전] 초대형 M&A전쟁 누가 승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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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장에는 입맛을 돋우는 매물이 하나 가득이다.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어(大魚)'가 한꺼번에 새 주인을 찾는다.
한 곳만 사들여도 재계 판도가 바뀐다.
성장에 목마른 기업들은 너도 나도 돈 보따리를 풀 태세다.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에는 포스코 GS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 나도는 예상 매각 대금은 당초 예상치인 6조~7조원에서 10조원으로 불어났다.
한 가락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값보다 턱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경우 정작 인수하고 난 뒤 모기업이 자금난으로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다.
M&A의 파괴력은 재계 순위 변동 추이를 들여다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08년 기업집단 순위'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대형 M&A 성공 기업들의 약진'이었다.
STX그룹은 1년 새 재계 서열이 20위권에서 15위(6개 공기업 제외)로 뛰어올랐다.
STX그룹은 2003년까지는 30대 기업집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STX는 2005년 범양상선(현재 STX팬오션)을 4151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작년에는 8억달러를 주고 세계 2위 크루즈선 건조회사인 아커야즈의 지분 39%를 인수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M&A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지분 72%를 6조4225억원에 인수했고 올초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국내 최대 육상 물류업체인 대한통운도 집어 삼켰다.
여기에 힘입어 재계 순위는 한진 한화 등을 제치고 10위에 올랐다.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밥캣 등을 줄줄이 인수해 중공업그룹 변신에 성공한 두산도 M&A 성공 사례로 꼽힌다.
뉴코아와 한국까르푸를 사들인 이랜드,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극동건설을 삼킨 웅진그룹 등도 M&A로 덩치를 급격히 키운 경우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두산과 STX 등의 가파른 성장이 M&A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자극한 촉매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새 주인을 기다리는 대형 매물은 대우조선해양,하이닉스,현대건설,쌍용건설 등 줄잡아 10여개에 달한다.
매각 대금만 수십조원에 이를 정도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이 관심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31.26%) 현대건설(14.69%) 현대종합상사(22.53%) 하이닉스(7.1%) 등 굵직한 기업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현재 포스코 GS 두산 한화의 '4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매각 일정이 잡히면 인수군은 더욱 두터워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합종연횡을 통해 인수 확률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자금조달 부담을 분산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자는 의도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그룹은 현대가의 정통성 확보와 경영권 안정을 위해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5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앞세워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다음 달께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쌍용건설 인수전에는 동국제강 남양건설 군인공제회 등 세 곳이 참여할 전망이다.
당초 쌍용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아주그룹과 오리온은 최근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우리금융 더페이스샵 등도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다.
대형 M&A를 성사시켰다고 해서 무조건 회사에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차입금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진다.
M&A로 급성장한 금호산업,두산,STX,이랜드의 200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2006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가각 272.8%,216.1%,210.4%,211.0%다.
같은 시기 국내 제조업체 평균인 98.9%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뭉칫돈을 빌리다 보니 이자 부담도 크다.
두 회사가 물리적 통합은 했지만 화학적 결합에는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합병 후 서로 이질적인 기업문화와 직원들의 반목으로 예상했던 시너지 효과를 낳지 못하는 케이스다.
이랜드의 비정규직 파업 사태처럼 합병 후 돌발 악재가 불거지기도 한다.
각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M&A는 여전히 매력적인 성장동력이다.
단기간에 외적 역량을 강화하기에는 M&A만한 대안이 없다.
금융계 관계자는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기업 인수 준비 단계부터 시너지 효과와 예상 변수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시장에는 입맛을 돋우는 매물이 하나 가득이다.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어(大魚)'가 한꺼번에 새 주인을 찾는다.
한 곳만 사들여도 재계 판도가 바뀐다.
성장에 목마른 기업들은 너도 나도 돈 보따리를 풀 태세다.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에는 포스코 GS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 나도는 예상 매각 대금은 당초 예상치인 6조~7조원에서 10조원으로 불어났다.
한 가락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값보다 턱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경우 정작 인수하고 난 뒤 모기업이 자금난으로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다.
M&A의 파괴력은 재계 순위 변동 추이를 들여다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08년 기업집단 순위'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대형 M&A 성공 기업들의 약진'이었다.
STX그룹은 1년 새 재계 서열이 20위권에서 15위(6개 공기업 제외)로 뛰어올랐다.
STX그룹은 2003년까지는 30대 기업집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STX는 2005년 범양상선(현재 STX팬오션)을 4151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작년에는 8억달러를 주고 세계 2위 크루즈선 건조회사인 아커야즈의 지분 39%를 인수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M&A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지분 72%를 6조4225억원에 인수했고 올초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국내 최대 육상 물류업체인 대한통운도 집어 삼켰다.
여기에 힘입어 재계 순위는 한진 한화 등을 제치고 10위에 올랐다.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밥캣 등을 줄줄이 인수해 중공업그룹 변신에 성공한 두산도 M&A 성공 사례로 꼽힌다.
뉴코아와 한국까르푸를 사들인 이랜드,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극동건설을 삼킨 웅진그룹 등도 M&A로 덩치를 급격히 키운 경우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두산과 STX 등의 가파른 성장이 M&A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자극한 촉매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새 주인을 기다리는 대형 매물은 대우조선해양,하이닉스,현대건설,쌍용건설 등 줄잡아 10여개에 달한다.
매각 대금만 수십조원에 이를 정도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이 관심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31.26%) 현대건설(14.69%) 현대종합상사(22.53%) 하이닉스(7.1%) 등 굵직한 기업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현재 포스코 GS 두산 한화의 '4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매각 일정이 잡히면 인수군은 더욱 두터워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합종연횡을 통해 인수 확률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자금조달 부담을 분산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자는 의도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그룹은 현대가의 정통성 확보와 경영권 안정을 위해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5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앞세워 기회를 노리는 중이다.
다음 달께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쌍용건설 인수전에는 동국제강 남양건설 군인공제회 등 세 곳이 참여할 전망이다.
당초 쌍용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아주그룹과 오리온은 최근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우리금융 더페이스샵 등도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다.
대형 M&A를 성사시켰다고 해서 무조건 회사에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차입금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진다.
M&A로 급성장한 금호산업,두산,STX,이랜드의 200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2006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가각 272.8%,216.1%,210.4%,211.0%다.
같은 시기 국내 제조업체 평균인 98.9%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뭉칫돈을 빌리다 보니 이자 부담도 크다.
두 회사가 물리적 통합은 했지만 화학적 결합에는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합병 후 서로 이질적인 기업문화와 직원들의 반목으로 예상했던 시너지 효과를 낳지 못하는 케이스다.
이랜드의 비정규직 파업 사태처럼 합병 후 돌발 악재가 불거지기도 한다.
각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M&A는 여전히 매력적인 성장동력이다.
단기간에 외적 역량을 강화하기에는 M&A만한 대안이 없다.
금융계 관계자는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기업 인수 준비 단계부터 시너지 효과와 예상 변수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