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보합권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전날 프로그램 매수에 기대 큰 폭으로 오르긴 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체력은 부족한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물가불안을 자극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지수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 실정이다.

주요 투자주체들이 몸을 사리면서 거래량도 크게 줄어드는 등 수급 측면에서의 상승 여력도 많지 않아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선 당분간 외국인들의 매매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장세의 흐름이 미국 증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데다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프로그램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도 외국인들이기 때문.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시장은 최근 상승에 따른 에너지 축적 과정을 거칠 것"이라면서 "당분간은 프로그램이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 선물 만기때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의 변경 등이 예정돼 있어 여전히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매수차익잔고에 대한 청산 욕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산 시도가 나타날 수 있으며 그만큼 투기적인 선물 매매가 종종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매수차익잔고 청산때 외국인의 현물 매도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단기적인 투기 매매로 볼 수 있다"면서 "매수차익거래의 경우 외국인들의 선물 포지션과 연관이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장세는 외국인들의 대응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현물 시장의 수급이 정체 상태인 반면 외국인들이 선물 시장에서 '사자'에 나서며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물 외국인들의 매수로 베이시스가 개선되면서 기관으로 하여금 프로그램 매수에 나서게 하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대투증권은 과거 경험상 외국인들이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선 직후 대량 매수한 경우 지수는 단기 저점이었다고 소개했다.

지난 9일 9500계약 가까이를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전날 오히려 4300계약을 순매수하며 차익성 프로그램 매수를 자극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외국인들이 선물을 9000계약 이상 순매도한 날은 4차례 있었으며 이 중 매도 직후 매도 규모의 50%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인 3차례 모두 지수가 단기 저점을 확인한 후 상승 추세로 돌아선 바 있다.

외국인들이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의 둔화와 함께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면서 국내 증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어쨌든 당분간 시장은 현선물 시장내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은 "외국인들의 포지션 방향이 기로에 서 있어 당분간 매매 방향이 엇갈리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락하기만 하던 변동성 감소 트랜드가 돌아서는 것은 지수의 조정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