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장관 고시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 전국에서 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다.

참여연대 등 1천700여 개 시민사회단체 및 인터넷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는 이날 저녁 7시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해 고시 철회와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주장한다.

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고시가 예정대로 발효되면 이미 부산에 쌓여있는 미국산 쇠고기 5천t이 바로 풀리고 소규모 정육점 등을 통해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퍼져나갈 것"이라며 "오늘 촛불문화제에 10만명 이상이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회의는 촛불문화제 주최자에 대한 경찰의 사법처리 방침에도 불구하고 종전 행사 장소인 청계광장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서울광장으로 장소를 옮겨 미국산 쇠고기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뜻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대전, 청주, 춘천, 전주, 대구, 부산, 진주 등 전국 곳곳에서도 같은 시각 동시에 시민들이 모여 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을 밝힐 전망이다.

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한미 쇠고기협상의 잘못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의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농민단체들의 반발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미FTA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 회원 40여 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농민대표자 무기한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쇠고기 협상 전면 무효화, 협상책임자 처벌, 광우병 안전 특별법 제정 등을 주장했다.

윤요근 농민연합 상임대표,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 농민대표 5명을 포함해 15명의 농민들이 기자회견 도중 집단 삭발하고 이날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반면 바른사회시민회의,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등 보수 성향의 14개 단체는 여의도 MBC방송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방송이 시민들에게 광우병에 대해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S와 MBC가 광우병 우려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이들 방송사에 대한 감사청구를 제기하기 위해 대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준삼 기자 firstcircle@yna.co.kr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