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치 LCD 패널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주역인 삼성전자 석준형 부사장(59)이 미국 켄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12일 "석 부사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대에서 지난 30년간 액정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밝혔다.

켄트대는 액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대학.1960년부터 LCD(액정표시장치) 등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기초연구와 제품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켄트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것은 곧 디스플레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석 부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최고 권위자다.

서울대 물리학과와 미국 드렉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미국 IBM의 왓슨연구소에 재직하다가 1996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LCD총괄 개발팀장을 거쳐 작년 7월부터 전자종이(e페이퍼),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과 같은 미래 디스플레이를 연구ㆍ개발하는 LCD총괄 차세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차세대 LCD패널,세계 최대 A4사이즈의 컬러 전자종이,세계 최대 크기인 40인치 OLED 등이 모두 석 부사장의 손을 거쳐 탄생한 제품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는 '40인치 LCD패널' 개발이다.

그는 LCD총괄 개발담당 상무 시절인 2001년 8월 'LCD는 화질이 뛰어나지만 30인치 이상의 제품은 만들 수 없다'는 업계 통념을 깨고 세계 최초로 40인치 LCD TV용 패널을 개발했다.

이를 계기로 이전까지 30인치 이하 브라운관TV 중심이던 세계 TV 시장은 40인치 이상 대형 LCD TV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됐다.

삼성전자도 이 연구 성과를 토대로 LCD패널과 TV 부문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석 부사장은 2002년 삼성그룹 최고의 명예인 '자랑스런 삼성인상' 기술상을 받았다.

석 부사장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뒤 "앞으로도 심도깊고 폭넓은 연구를 통해 인류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