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일하며 비지땀을 쏟고 있지만 삶의 질은 낮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한국인들이 자유시장경제 국가 가운데 가장 긴 시간을 일하고 있으나 삶의 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OECD의 2008년 통계자료를 인용,"한국인들은 미국인에 비해 1년에 560시간이나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하면 70일이나 더 오래 일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인 3분의 2가 스스로를 일중독자(워커홀릭)라고 인정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전하면서 한국인 스스로도 현재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역할 모델은 남보다 훨씬 더 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일에 빠져 살고 있지만 그에 비해 평균적인 삶의 질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인들의 소득은 OECD 30개국 가운데 23위에 그쳤다.

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3038달러로 OECD 평균인 3만1468달러와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은 평균 소득이 낮을 뿐만 아니라 여가 사용도 OECD 국가 중 끝에서 두 번째로 나타났다.

반면 자살률은 1등이고 출산율은 꼴찌를 기록했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과외를 시키거나 학원을 보내고 영어집중교육에 돈을 많이 써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OECD 국가 중 최고로 조사됐다.

WP는 또 자수성가형 기업인 출신으로 불도저라는 별명이 붙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젊은이들과 교사들, 근로자들이 더 열심히 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한국 언론들 사이에 과다한 업무시간에 대한 논란이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