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한나라당 박희태.홍준표 의원과 비밀회동을 자주 갖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친이계의 이재오.이방호 의원이 낙선하면서 자연 이들 두 사람이 친이계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방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극비리에 면담한 자리에서 당 대표에 대한 의지와 함께 복당문제 해결의 복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차기 여권구도를 '박희태 대표-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으로 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박.홍 라인'이 당권 및 원내 사령탑에 오를 경우 친박계의 복당 문제를 굳이 늦출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친박계 복당 문제가 해결될 경우 박 전 대표가 스스로 밝혔던 '전대 불출마'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박 의원의 입장에선 강력한 경쟁자를 따돌릴 뿐 아니라 친박계의 전략적 지지도 얻어낼 수 있다는 구상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도 이심전심 화답함으로써 10일 박 전 대표와의 극적 회동에 동의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주 이 대통령을 독대한 홍 의원은 박희태 의원을 당 대표로 추천했다.

홍 의원은 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박희태 대표에 홍준표 원내대표 라인이 구성되면 (이명박 대통령이) 정책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수 있을 것"이라며 "정무적 기능을 위해 굳이 정치특보를 둘 필요 없이 당·청 간 조율도 보다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