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무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cmryu@kita.net)


5월 들어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지구 온난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어서인지 봄이 계절의 여왕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벌써 TV의 기상 뉴스에는 분수대에서 뛰노는 아이들 화면이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분수는 물로 만드는 조형물이다.진화론에 따르면 모든 생명체는 물에서 시작한다.

샘(泉)을 생명의 근원으로 신성하게 생각한 고대 그리스.로마시대에는 물의 낙차를 이용한 분수를 만들어 신전과 광장 내에 설치했다고 한다.

이런 내력을 따지지 않더라도 분수대를 좋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 아닐까 싶다.

분수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삭막한 도시 풍경을 운치 있게 꾸미는 효과가 있다.

선진국 병원에는 대부분 분수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환자들의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방문한 두바이에도 도시 곳곳에 수많은 분수가 설치돼 있어 황량한 사막도시에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EU) 대표부 상무관으로 근무하던 벨기에 브뤼셀의 그랑플라스 인근에는 '오줌싸개 소년'이란 분수대가 있다.

유명세에 비해 크기가 작아 대부분의 관광객이 실망하지만 그 유래야 어떻든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을 향해 오줌을 누는 소년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밝은 웃음을 선사해 준다.

분수대에 동전을 던지는 모습도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혹자는 소원을 빌고 동전을 던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이 트레비 분수대에 동전을 던지면 꼭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전설을 소개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다양한 형태의 도심 분수는 도시의 경관을 다채롭게 하고 휴식 공간이 될 뿐만 아니라 도시인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서정시가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분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대기정화 효과도 뛰어나다.

주변의 온도가 평균 2~3도 내려갈 정도로 여름에 냉방 효과도 크다.

이 같은 장점을 잘 아는 선진국의 대도시일수록 분수대를 많이 설치하는 추세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크고 작은 분수대가 더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필자가 근무하는 삼성동 무역센터에도 조만간 '워터파크'란 분수광장이 개장한다.

무역센터를 찾는 많은 관람객이나 외국 바이어들이 추억을 새겨 다시 찾고 싶은 서울의 명소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