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블록버스터를 앞세운 할리우드와 한국 영화의 부활을 꿈꾸는 충무로의 대결이 어느 해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할리우드는 전세계 흥행 돌풍을 자신하는 '인디아나존스4: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등 블록버스터 10여편을 대거 쏟아낸다.

이에 맞선 충무로는 '놈,놈,놈' 등 제작비 100억원대 대작 4편을 배치했다.

한 해 통상 2∼3편 나오는 대작 한국 영화가 4편이나 여름 시즌에 몰린 것.이들 기대작의 개봉일이 속속 결정되면서 벌써부터 흥행 판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여름 흥행 대전의 포문은 조지루카스(제작)·스티븐 스필버그(감독)·해리슨 포드(배우)가 19년 만에 함께 만든 '인디아나존스4'가 먼저 연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영화가 5월22일로 개봉일을 발표하면서 한국 영화는 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월 이후에는 '쿵푸 팬더'(6월5일),'인크래더블 헐크'(6월12일),'해프닝'(6월13일),'원티드'(6월26일),'핸콕'(7월2일),'미이라3'(7월24일),'다크 나이트'(8월7일) 등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선보인다.

'베트맨 비긴즈'의 속편 '다크 나이트'를 배급하는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남윤숙 이사는 "'인디아나존스4'는 워낙 큰 영화여서 흥행돌풍이 예상된다"며 "비 주연의 '스피드 레이서'는 이에 앞선 5월8일로 개봉일을 잡았다"고 말했다.

충무로는 물량면에서 일단 할리우드에 밀리지만 6월부터 9월까지 만만치 않은 대작들을 매달 내놓는다.

첫 작품은 배수진을 친 강우석 감독의 '강철중'으로 6월19일 스크린에 걸린다.

강 감독은 "'강철중'으로 '반지의 제왕3'와 맞붙어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1000만명 관객을 동원한 2003년 말∼2004년 초 상황을 재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7월 중에는 한국 영화 중 최고 기대를 받고 있는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이 모습을 드러낸다.

송강호·정우성·이병헌 등 톱스타들이 한국식 서부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올해 프랑스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인디아나존스4'와 함께 초청받을 만큼 흥행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제작비는 200억원에 달한다.

7월24일에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100억원대 전쟁휴먼 드라마 '님은 먼곳에'가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의 배급으로 개봉된다.

쇼박스는 7월10일께 제작비 800억원의 한·중·일 합작영화 '적벽대전'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놈,놈,놈'을 배급하는 CJ엔터테인먼트와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지난해에도 양사는 '디-워'와 '화려한 휴가'로 여름 극장가를 달구었다.

8월 중순과 9월 초에는 강우석 감독과 장진 감독이 만든 '신기전'과 '모던보이'가 각각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강철중'과 '신기전'의 마케팅을 맡은 이노기획의 김은성 대표는 "올해처럼 할리우드와 충무로가 모두 기대작을 쏟아내는 경우는 드물어 사상 최대의 대결이 예상된다"며 "충무로의 간판 강우석 감독까지 직접 나선 만큼 한국 영화의 회생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