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학로에 있는 클래식 체험 공연장 '1m 클래식 아트홀'.5~8세의 '꼬마 관객'과 학부모 40여명이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운명적 만남에 대한 클래식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모차르트가 여섯 살 때 미래 프랑스의 왕비가 될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청혼했다는 일화에 이어 31세의 모차르트와 17세의 베토벤이 만났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졌다.

"모차르트가 베토벤보다 나이가 많았나요?" "베토벤이랑 모차르트 중에 누가 더 유명해요?"

피아니스트가 '작은별 변주곡''터키 행진곡' 등 모차르트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공연장 안은 조용해졌다.

눈을 반짝이며 음악을 듣는 모습들이 나이답지 않게 진지하다.

5월 들어 공연 미술 등 예술을 즐기면서 배우는 '에듀테인먼트' 공연 및 전시가 쏟아지고 있다.

예년에도 5월이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체험 공연이 많이 열렸지만 올해는 학부모들의 요구와 공연기획사들의 차별화 전략에 따라 보다 특화된 무대가 대거 기획되고 있다.
[토요스페셜] 5월 음악ㆍ미술…즐기며 배운다‥'에듀테인먼트' 공연 풍성
1~2년 전만 해도 중ㆍ고등학생들을 위한 체험 공연이 주류를 이뤘던 데 비해 요즘엔 대상자의 나이가 만 4세 이상으로 대폭 낮아지는 추세다.

악기 연주뿐 아니라 관련 영상 관람,작곡 체험 등 입체적인 교육 방법도 가미되고 있다.

미술 체험전도 산수화처럼 장르를 단일화한 전시회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클래식 체험 공연의 상당수는 1회 참가 가격이 1만~7만원으로 싸지 않은데도 모집 인원의 80~90%가 이미 찼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비 심포니 가족음악회'(4~6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는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비 인형 캐릭터가 무대 위에 준비된 화면에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나와 클래식에 대해 설명하는 체험 공연.바비가 춤 추는 모습을 보면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백조의 호수' 등을 감상하게 된다.

'백혜선이 들려주는 바바이야기'(3~5일,극장용)는 스타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직접 동화를 구연하면서 클래식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에서부터 체르니의 '빈 행진곡',클레멘티의 소나티네,슈만의 '꿈',쇼팽의 '즉흥 환상곡' 등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때 만나는 수준별 명곡들을 들려 준다.

이들 체험 공연은 만 3~4세면 참가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클래식 음악에 익숙해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영어 뮤지컬 '쿠키아저씨의 퍼니팜'(6월8일까지,웅진씽크빅아트홀)은 4인조 외국인 밴드가 컨트리,블루스,록 스타일이 혼재된 노래와 재미있는 대사를 들려 준다.

서울특별시 여성가족재단(대표 박현경)은 '안전한 나라에서 꿈꾸는 아이들'(5월8~10일,아트홀 봄)이라는 제목의 범죄 예방 콘서트도 연다.

공연 전에 아동 대상 범죄 전문가의 범죄 예방 설명을 들은 뒤 공연 관람을 통해 아카펠라로 어린이 실종 예방을 위한 규칙을 배운다.

미술 체험전도 많다.

아직은 서양화가 주류이지만 최근 한국화를 소재로 한 체험전이 기획돼 눈길을 끈다.

고양 아람어린이미술관에서 선보이는 '풍경 속으로 풍덩'(6월14일까지,아람어린이미술관)은 산수화를 소재로 한 미술전.

같은 건물 내 아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늘로 걸어나온 겸재전'과 연계해서 기획한 체험전이다.

어린이들이 겸재 정선의 작품 80여점을 감상한 후 붓과 먹을 이용해 수묵화를 직접 그려 보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헬로우 묵지빠'전(5월31일까지,헬로우뮤지엄)은 전문가와 함께 한국화 작가 4인의 작품 20여점을 함께 감상한 뒤 먹과 한지를 활용해 다양한 한국화 기법을 배울 수 있다.

인터파크ENT에서 공연기획 컨설팅을 맡고 있는 이나래씨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클래식 음악,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하려는 기획사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공연이나 전시회 내용이 일정 분야로 특화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