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요즘 선거 때보다도 더 바쁘게 지역구(성남 수정)를 누비고 있다.

아침에는 산악회,조기축구회 등에 얼굴을 비치고,낮에는 경로잔치에 참석한다.

저녁에는 새마을협의회,주민자치위원회,부녀회,통장협의회,방위협의회 등 동마다 하나씩 있는 각종 단체의 행사를 찾아다니느라 눈코뜰 새가 없다.

신 의원과는 달리 학교에서 정치이론을 배우거나 일찌감치 정책개발에 나선 당선자도 있다.

18대 처음으로 배지를 달게된 당선자들의 18대 개원 준비를 위한 행보가 이채롭다.

◆지역구 상주형

"민심은 역시 무섭다."

4ㆍ9 총선 후 정치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아무리 중앙무대에서 스타급으로 활약해도 지역구를 소홀히 하면 맥없이 떨어진다는 걸 이번 총선에서 체득했다.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여가 지나도록 여전히 지역구에 머무르는 당선자가 가장 많았다.

육군 대령 출신의 김성회 한나라당 당선자(경기 화성갑)는 "고지를 점령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전투에선 고지 반대편 8부 능선까지 적의 동태를 확인한 뒤 휴식을 취한다"며 "선거 때보다 더 촘촘히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고 전했다.

◆이색 답례형

삼수 끝에 18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홍천ㆍ횡성의 황영철 당선자(한나라당)는 요즘 홍천 시내에서 일일 택시기사를 하고 있다.

현장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해 의정활동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울산 동구의 안효대 당선자(한나라당)는 지역특성을 감안해 현대차 등 지역 사업장의 노조를 잇따라 방문,간담회를 갖고 있다.

벌써부터 지역 현안 해결에 발벗고 나선 당선자도 많다.

광주 서갑의 조영택 통합민주당 당선자는 서구 유촌동 재개발 사업을 위해 백방으로 뛰는 중이다.

◆정책 아이디어 발굴형

18대 국회에서 정책통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간 당선자도 제법 된다.

서울 서초갑의 고승덕 한나라당 당선자는 "선진국에 맞는 패러다임의 정책을 개발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을의 유일호 한나라당 당선자는 "일찌감치 경제학을 전공한 4급 보좌관을 채용해 총선 공약이었던 종부세법 개정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의 박민식 당선자(부산 북ㆍ강서갑)는 "공약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리고 있다"며 "각종 연찬회나 워크숍을 적극 찾아다니면서 정책 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구파 당선자

백재현 통합민주당 당선자(광명갑)는 "열공 중"이라고 답했다.

각당이 내는 논평을 꼼꼼히 살피며 FTA 등 최근 이슈를 익히고 초선 의원들의 행동 요령도 습득하고 있다.

아예 학교를 다니는 당선자들도 있다.

지난달 말부터 10주 동안 진행되는 서강대 의회전문가 과정이 대표적.한나라당의 신지호(도봉갑) 나성린(비례) 유일호(송파을) 배은희(비례) 당선자와 민주당의 김상희(비례) 최영희(비례) 당선자 등이 이 과정에 등록해 '입법 실무'를 배우고 있다.

유창재/노경목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