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펀드 투자를 할 때 자주 듣는 얘기 중 하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라고 하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며 '돈 되는 종목이나 하나 찍어 달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젠 사정이 많이 달라진 듯하다.

하지만 이 개념을 실제 투자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종목찍기 게임식 사고가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포트폴리오 투자란 서로 성격이 다른 투자 자산에 자산을 배분하고,투자 결과에 대한 평가도 한 종목이나 펀드가 아닌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중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실수를 범하는 것이 바로 후자다.

예를 들어 3개의 펀드에 가입했다면,분산 투자한 3개 펀드의 전체 수익률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잃은 펀드와 수익을 낸 펀드'라는 이분법적 방법론을 적용한다.

이럴 경우 두 가지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누구나 돈을 잃는 것이 싫기 때문에 손실이 난 펀드를 먼저 환매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하면 손실이 발생한 펀드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게 된다.

시장 상황이 나빠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 운용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를 파악할 길이 없다.

둘째,반대로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마이너스 수익률이 난 펀드=나쁜 펀드'라는 생각에 무조건 수익률이 나쁜 펀드를 환매해 수익률이 좋은 펀드로 갈아타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대개 현 시점에서 수익률이 좋은 펀드는 시장 상황과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중소형주가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대형주가 이끄는 시장에서는 성장주 펀드가 수익률 측면에서 두드러지는 법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시장이 대개 순환하는 형태로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형주가 많이 오른 후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중소형주로 매수세가 몰리는 식이다.

이런 실수를 막는 방법은 성격이 다른 펀드에 돈을 넣어두고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커너먼 교수는 '글로벌 관점(The Global View)'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즉 큰 그림으로 투자에 접근하라는 얘기다.

일반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엑셀과 같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보유하고 있는 펀드의 총 수익률을 평가하는 것이다.

큰 그림으로 접근하면 냉정을 유지하면서 제대로 된 투자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lsggg@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