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경기 침체에 관한 경고가 들려올 때 침체의 여파를 실감하거나 이미 회복되기 시작한다고 느낀 적은 없는가.

이 책의 저자는 경기 침체와 하락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 위기의 파장에 아직도 전전긍긍하는 요즘 분위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한 조건이 있다.

경영자가 경기 침체나 하락을 예측하려면 반드시 그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지식은 경제 이론가나 정책 입안자들과는 다르다.

경영자는 무엇보다 경기 침체와 하락이 임박했다는 징조를 알아야 한다.

학자들은 고상한 이론을 찾고,정책 입안자는 경기 침체를 예방하거나 완화시킬 방법에 대해 연구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에 가장 필요한 지식은 머지않아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신호다.'

왜 이 책이 그냥 경제학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한 경제학,비즈니스와 경제학을 합성한 '비즈노믹스(Businomics)'를 타이틀로 내세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또 사업에서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중대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역시 인플레이션이나 원자재값 상승 때문에 고민하는 기업들의 눈길을 끌 만한 얘기다.

그는 기업의 가격결정 사이클과 관련한 두 가지 위험에 주목한다.

하나는 생산 능력에 대한 과잉 투자로 완제품 가격이 낮아지는 산업 사이클이고,다른 하나는 완제품 가격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르는 원자재 가격이다.

그래서 기업이 위험에 대처하려면 주요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 데이터를 토대로 원가가 상승하면 회사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지 평가한 다음 원가 상승을 미리 알려 줄 조기 경보시스템을 마련하고,원자재 인플레이션은 중대한 변수가 되는 만큼 장기 계약 때는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태를 최대한 고려해 가격조정 조항을 작성해 두라는 주문이 실감나게 와 닿는다.

그 외에도 경제신문 기사나 경제학자들의 얘기를 기업 입장에서 더 잘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자신이 속한 비즈니스의 경제 사이클을 비롯해 경기 침체와 하락 예측,경기 예측의 핵심 요인이 되는 인플레이션 등 실물경제 이해에 필요한 지식들도 쉽게 설명돼 있다.

이를 토대로 경기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취약성 점검과 융통성 있는 경영법,기업을 위한 조기 레이더시스템 구축법,비즈니스 사이클과 세계경제 사이클,지역경제 사이클,자기 회사가 속한 산업 사이클 관리법 등의 정보도 유익하다.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갈지 보고해야 하는 실무자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다.

다만 미국의 통계를 토대로 하고 있어 앞뒤를 고려해 가며 읽는 게 좋다.

안현실 논설ㆍ전문위원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