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지의 제왕'이 2004년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휩쓸었을 때 할리우드 시상식장보다 더 들뜬 곳은 피터 잭슨 감독의 고향인 뉴질랜드 관광청이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남섬과 북섬의 태고적 분위기를 직접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이 나라는 큰돈 들이지 않고 앉아서 재미를 봤다.

관광이야말로 상품은 그냥 있고 고객이 찾아오는 특수한 수출산업이다.

100% 외화가득 산업일 뿐 아니라 부가가치도 매우 높아 21세기 국가전략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관광공사를 만들고 '한국의 해' 같은 마케팅에 열심이지만,시원찮은 성과를 놓고는 관광자원이 '빈약'하다느니 심지어 '무뚝뚝하고 영어소통도 안 된다' 운운하며 반(反)관광 정서 탓을 한다.

정보기술(IT) 혁신의 하나인 콘텐츠 개념으로 관광을 보면 관광객 실어다가 경복궁 보여주고 비빔밥 먹여주면 되는 시절은 끝났다는 얘기다.

영화나 예술,축제 같은 여러가지 문화콘텐츠와 결합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전략이 필요한 때다.

이 책은 관광뿐 아니라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 대표적인 문화콘텐츠의 마케팅 전략과 노하우를 이야기한다.

영화 '괴물',일본산 캐릭터 '헬로키티',미국 프로농구 'NBA' 등이 다양한 채널을 결합하면서 부가가치를 확대해나가는 과정이 잘 설명돼 있다.

우리나라에는 문화콘텐츠 전공자가 과잉 상태이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은 부족하다는 조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문화관광부 4월29일).기술만 익히고 전략을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않은 탓인데,이런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