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인턴기자 활동만으로 학점을 따도록 하는 새로운 대학 교육과정을 도입키로 함에 따라 국내 인턴십제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인턴십과 달리 국내에서 언론실무를 경험하고 학점도 딸 수 있어 교육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들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1~2개월 짧은 과정으로 그치는 게 대부분이었으며 학점 취득은 불가능했다.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이 해외 유명기업이나 국제기구에서 인턴십을 하면 3학점을 인정해주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외국에서 한국 대학생을 인턴으로 뽑는 사례가 많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한국외대가 지난해부터 외교통상부 KOTRA 등과 협약을 맺고 해외 주재 한국대사관이나 KOTRA 해외지사에서 인턴십을 하고 12학점을 따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국내 기업에서 인턴십만으로 학점을 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해외 한국대사관이나 KOTRA 해외지사 인턴십의 경우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오지만 어느 정도 비용이 들었다"며 "학생들로서는 어느 정도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외대의 해외인턴십은 아랍어 폴란드어 등 외국어 전공자들에 한정된 반면 '한국경제신문 인턴십'은 중국어 일본어 등 언어 특기뿐 아니라 신문방송학 경제학 경영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이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42개국 언어를 가르쳐온 한국외대는 법 경영 자연과학 등과 외국어가 융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데 주력했다"며 "한국경제신문 인턴십을 통해 앞으로 학생들의 활동영역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외대는 인턴십 학점에 대해 교양과목이 아닌 전공과목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

또 인원도 10여명에서 시작해 점차 늘리기로 했다.언론실무에 대한 교육효과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정환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교수는 "국내 언론기관 인턴을 실시해봤더니 대부분 학생들에게 경찰서를 돌아다니며 사건사고를 신문사 측에 보고하는 데 그치는 등 별다른 교육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경제에 특화한 한국경제신문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희주 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 이사는 "인턴기자들에게 부동산 생활경제 등 시장 위주로 취재와 기사작성을 하도록 해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이라며 "대학에서 배운 교육내용을 현실에 적용해보도록 함으로써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뿐 아니라 일반 기업체에 취직하려는 학생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