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株들이 현대중공업 '쇼크'에 동반 급락하고 있다.

연초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부정적 업황전망과 목표가 하향조정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국내 일부 증권사까지 현대중공업에 대한 호평을 거둬들이면서 조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29일 오후 1시53분 현재 현대중공업이 전날보다 1만8000원(4.79%) 급락한 35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 STX조선현대미포조선도 4% 이상 빠진 상태서 거래되고 있다.

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도 2-3%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장초반 상승 출발했던 대우조선해양도 오후들어 1% 이상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조선주들의 동반 급락은 현대중공업에 대한 국내 일부 증권사들의 평가가 우려섞인 전망으로 전환되면서 투심이 위축되고 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중공업에 대해 하반기에는 영업이익률 개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가를 60만7000원에서 52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수주모멘텀은 양호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 상승폭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도 이날 현대중공업에 대해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3분기에는 후판가격 인상분이 반영돼 실적감소가 예상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에는 지난해 10월 단행된 포스코와 중국 후판가 인상분이 반영됐고, 2분기에는 동국제강 인상분이 반영될 예정"이라며 "따라서 3분기에 포스크와 동국제강 추가 인상분, 일본제철소 인상분 등이 원가에 모두 반영될 경우 1분기 실적대비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최근 UBS증권이 목표가를 대폭 낮춘 바 있다.

UBS증권은 지난 24일"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기록적인 수주 잔량으로 인해 글로벌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앞으로 2년 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실적 성장률이 한국의 주요 조선업체들 중에서 가장 저조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2만원에서 40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전재천 애널리스트는 "조선주들의 낙폭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현대중공업의 하반기 영업실적 후퇴 전망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라며 "선가와 수주잔량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내년까지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기대치대비 수익률 하락이 클 것이라는 점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