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3일 "100%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가 장기 전략도 없이 나라를 그렇게 (운영)한다는 데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기름을 100% 수입하는데 정부가 유사시에 대비한 장기 대책을 어떻게 세워놓고 있나.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때그때 일이 생기면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그만 중소기업도 그렇게 안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대비해야 하고,그런 관점에서 여러분들은 오로지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만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금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해 강력 경고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100%,곡물 75%를 수입하는 나라를 찾기가 드물다.

거기다 남북은 분단돼 있고,이런 악조건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중대한 과제"라며 "하지만 남이 1%포인트 성장할 때 우리는 더 많이 성장해 악조건을 상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사람은 능력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보다 능력이 조금 떨어져도 최선을 다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여러분들이 어떤 마음의 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항상 늘 두려운 것이 있다.

청와대라는 공간에 갇혀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이 안에 적응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세상은 다 그런가 보다' 하고 변할까봐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신(新)고유가시대 에너지절약대책'을 마련,24일 발표할 예정이다.

석유제품의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춘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에너지 절약 문제를 캠페인이나 구호 차원을 넘어 경제주체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식경제부가 검토 중이던 '건물 냉난방 온도 제한 및 과태료 부과' 방침이 이번에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식/차기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