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3세인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이 22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112회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풀코스를 완주했다.

24명의 SK 마라톤 동호회원들도 함께 뛰었다.

신 부회장은 자신만을 위해 달리지 않았다.

불우이웃과 회사를 위해 달렸다.

그는 마라톤 완주를 약속한 자신을 믿고 성금을 모아준 불우이웃돕기 후원인 이름을 유니폼에 새기고 42.195㎞를 뛰었다.

완주기록은 5시간31분11초.

신 부회장이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을 시작으로 보스턴마라톤 대회까지 목표로 한 후원 금액은 3억원(매칭펀드 포함).지난 7년간 그가 마라톤을 통해 모았던 불우이웃돕기 기금인 7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신 부회장은 마라톤 레이스 도중 응원나온 임직원 가족들과 함께 미리 준비한 사물놀이 공연에 직접 참가하고,국내에서 가져간 전통 부채를 나눠주는 등 문화 이벤트도 벌였다.

한국의 전통 문화와 SK에너지의 기업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다.

마라톤 참가자들과 보스턴 시민들도 이번 SK의 '행복 레이스'의 의미를 전해 듣고 임직원들과 함께 "OK! SK!"를 외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신 부회장은 마라톤을 완주한 후 "개인의 영광을 넘어 대한민국과 SK에너지를 위하고,무엇보다도 불우이웃을 위하는 마음으로 42.195㎞를 완주했다"며 "마라톤 레이스 중간에 한국의 전통 사물놀이로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강하고 멋진 문화를 널리 알린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우이웃을 위하는 마음과 후원자들의 응원 덕분에 큰 대회에서 완주하게 됐다"며 "성금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마라톤 CEO'로 널리 알려진 신 부회장은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 대회에서 3시간57분13초라는 공식 기록으로 보스턴마라톤 대회 출전 자격을 획득해 노익장을 과시했었다.

보스톤마라톤 대회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출전 자격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일반인은 평생 1회로 출전 자격을 제한하고,60~64세는 4시간 이하 공식기록이 있어야 참가가 가능하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