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에어컨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에 이어 이번엔 중국산 자동차가 한국시장에 들어온다.

전자와 자동차 등 핵심 내구소비재 제품에서조차 양국간 기술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상하이자동차 천홍(陳虹) 총재는 지난 20일 개막한 베이징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독자 브랜드인 로위(Roewe)를 통해 한국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모델이 한국시장에 적합할지 고민 중이지만 중국에서 판매하는 로위 모델을 그대로 갖고가지 않고 한국시장에 잘 맞게끔 변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총재는 아울러 "한국에 진출한다면 로위를 자회사인 쌍용자동차 브랜드를 달아 판매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로위를 쌍용 브랜드로 판매하지는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바꾼 것으로 계열 관계에 있는 쌍용차의 판매 네트워크와 생산 기술을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형탁 쌍용차 사장도 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로위550을 바탕으로 한 한국형 승용차를 한국 내 쌍용차 공장에서 생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주식 51%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인 상하이차는 지난해 상하이GM과 상하이폭스바겐 등 외국 기업과 만든 합작회사의 판매량을 포함해 중국에서 96만8000대를 판매,승용차 시장 1위로 올라선 기업이다.

영국 자동차회사 로버의 설비를 인수한 뒤 이 회사의 제품을 본떠 '로위' 브랜드 승용차를 생산하기 시작,지난해 3월부터는 중대형 승용차인 로위750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이번 모터쇼에서는 준중형 승용차 로위550과 소형 해치백 MG3 등을 선보였다.

쌍용차는 로위와는 별도로 현재 개발 중인 중형 승용차를 내년 말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천 총재는 "중국 자동차시장은 앞으로 10~15년간 매년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상하이차와 함께 쌍용차의 중국 판매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쌍용차와 상하이차가 추진 중인 합작공장과 관련,"정부 승인이 늦어져 기다리는 중"이라며 "중국에서 쌍용차의 일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한국 내 생산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국내에 진출한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도 한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이얼은 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입점이 어려워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는 가운데서도 연간 매출이 2006년 300억원에서 지난해 5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1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국산 전자제품보다 30%가량 싼 가격에 힘입어 점포용 LCD TV와 에어컨,와인셀러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얼 관계자는 "올해 안에 안동,목포 등에 전문대리점 20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가격 이점이 크게 부각되는 지방시장을 먼저 확보한 뒤 수도권 지역으로 대리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유승호/김현예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