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병 들고 봄 축제 찾아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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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한병 들고 봄 축제 찾아오니…
전북 고창에는 청보리가 지천이고 나주 영산포에선 홍어가 물을 만났다.충청도에선 관광객들이 낙조를 감상하는 동안 주꾸미가 샤부샤부되고 볶음도 된다.
올 봄 전국 먹거리 유람에는 와인 한 병 가방에 넣어 가면 좋겠다.동동주와 막걸리도 좋지만 와인 중에도 우리나라 봄철 향토 음식과 궁합이 딱 맞는 게 제법 많다
보리 개떡에 디저트 와인
보리 개떡과 보리 강정 만들기,보리 모종으로 화분 만들기 등 각종 참여 행사가 열리고 있다.
먹거리는 보리비빔밥과 메밀전(5000~6000원)이 준비됐다.
보리개떡 같은 전통 간식에 달콤한 디저트 와인을 함께 곁들여 보는 것도 별미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와인은 독일산 '켄더만스 래이트 하베스트'.향긋한 꿀 향이 보리풀 내음과 어울린다.
전남으로 내려가면 5월 초에 대나무 축제가 있다.
굵은 대나무통 속에 잡곡과 밤을 듬뿍 넣어 짓는 대나무 통밥은 리즐링 와인을 차갑게 칠링해서 함께 즐기면 맛을 더한다.
유채꽃 비빔밥에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삼척에선 비빔밥에 보리 대신 유채꽃을 얹는다.
새콤달콤한 양념장이 들어간 유채나물 비빔밥은 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탈리아 와인 '피노 그리지오 콜리오'같이 과일 향이 풍부한 화이트 와인과 어울린다.
향긋한 아카시아 향이 매콤한 고추장의 뒷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삼척 유채꽃 비빔밥은 현지 와인인 머루 와인(560㎖ㆍ3만원)과 토산물끼리 조합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진달래화전,메밀전 등 지역 축제에서 흔히 만나는 전(煎) 요리에는 독일 와인 '블랙타워 피노 그리지오'를 매치시켜 보자.화사한 과일 향이 전의 느끼한 맛을 담백하게 해 준다.
바지락엔 샤르도네
동네 식당에서 막 캐 올린 바지락으로 걸쭉하게 우려 낸 국물에 칼국수를 끓여 준다.
해물 칼국수엔 부드러움이 돋보이는 샤르도네 100%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릴 터.추천 품목은 캘리포니아 태평양 연안에서 나는 프리미엄 와인 '라 크레마 소노마 코스트 샤르도네'다.
상쾌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질감이 바지락 칼국수의 뜨겁고 담백함과 조화를 이룬다.
주꾸미에 캘리포니아 와인
지금 충남 보령 무창포 해수욕장에선 주꾸미ㆍ도다리 축제가 끝물(20일까지)이다.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둔 봄에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제철 음식.매콤한 고추장 양념과 갖은 야채를 넣어 볶는 주꾸미 철판볶음이 특히 별미다.
양념 진한 해물 요리에는 오크 숙성으로 향긋한 과일 향이 일품인 캘리포니아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
사과나 멜론 같은 풍부한 과일 향과 상큼한 산도가 해산물의 맛을 더욱 신선하게 한다.
알싸한 홍어에 아라베스큐
전남 나주 영산포에서는 이달 말 홍어 축제가 있다.
일제시대 수탈 기지로 영욕을 겪은 항구가 지금은 홍어의 거리다.
홍어회와 홍어무침이 1만원,삼합이 2만원이다.
축제 기간 정찰제로 싸게 판다.
갖은 양념이 듬뿍 밴 홍어무침에는 당도와 산도가 조화된 프랑스 알자스 와인 '아라베스큐'가 어울린다.
아라베스큐는 게브츠트라미너,리슬링 등 일곱 가지 포도 품종을 블렌딩해 복합적인 맛이 나는 와인이다.
과일 향과 상쾌한 맛이 홍어무침의 매콤하면서도 시큼한 맛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성주 참외에 로제 와인
경북 성주 '성밖숲'에선 다음주 참외를 시세보다 10% 싸게 파는 참외 축제가 열린다.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성주 참외엔 시원한 로제 와인이 어울린다.
독일에서 포르투기저 품종으로 만든 '블랙타워 핑크'가 전문가의 추천 품목.얼음을 넣어 '핑크 온더 락'으로 마신다.
경남으로 내려가면 5월 중순 이동군에서 마늘 축제가 열린다.
마늘종장아찌,마늘아이스크림,마늘잼 등에다 한우 시식 코너가 마련된다.
마늘처럼 강한 맛과 향을 가진 재료가 들어간 육류 요리에는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이탈리아 키안티 지역의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
산도와 타닌이 적절하게 조화돼 육즙의 풍부함을 더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도움말=조수민 와인나라아카데미 강사,전국 각 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