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이어 '블랙 디자인' 가전 첫선 … "DVD도 계획"

삼성전자와 세계적인 명품 디자인 회사 아르마니(Armani)가 본격적인 '명품 가전'시대를 연다.

1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르마니 컨셉트 스토어에서 열린 '아르마니 TV'(사진) 설명회에 참석한 디자이너 안드레아 아르마니는 "TV에 이어 삼성전자와 함께 DVD 플레이어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출시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폰에 이어 두 번째 휴대폰인 엠포리오 아르마니폰을 올 하반기에 삼성전자와 함께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74)의 조카로 아르마니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아르마니는 지난해 9월 아르마니가 제품 디자인을,삼성전자가 제품의 기능 개발을 각각 맡기로 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첫 작품으로 휴대폰을 내놓은 데 이어 LCD TV,DVD 플레이어로까지 제휴 품목을 넓혀가고 있는 것.

TV에 대한 아르마니의 관심은 남달랐다.

직접 초안을 만들어와 삼성전자 디자인팀과 토론했다.

그가 제안한 것은 'TV의 가구화'.화면을 감싸는 플라스틱 테두리 소재를 과감히 나무로 바꿨다.

피아노 검정색을 덧입혀 전원을 켜지 않으면 가구와도 같은 느낌을 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삼성전자는 아르마니 특유의 검정색을 표현하기 위해 나무 틀에 검정색을 덧입히고 말리는 수작업을 일곱 번이나 거쳐야 했다.

TV 뒷면의 잡다한 선들도 없앴다.

'가구' 느낌을 주기 위해 삼성전자가 포기해야 할 것도 있었다.

전원을 켜지 않으면 삼성 로고가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한 것.두 회사는 6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120Hz 풀HD(초고화질) 46인치,52인치 LCD 아르마니 TV를 완성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DVD 플레이어와 함께 홈시어터 등의 가전제품으로 아르마니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르마니 TV는 오는 6월 중순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러시아,한국 순으로 시장에 선을 보인다.

아르마니가 짓는 호텔에도 들어간다.

연간 생산량은 정해지지 않았다.

가격은 독일 명품 가전회사인 뢰뵈의 40인치대 LCD TV와 유사한 700만원 선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유럽시장에 내놓는 아르마니 TV는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북미 등의 시장을 위한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밀라노=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