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공약인 한반도대운하 건설에 부정적인 반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동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운하 사업은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데다 한나라당 내에서 조차 반대가 많아 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한ㆍ미 FTA는 야당 당선자의 다수가 찬성입장이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더라도 18대 들어 처리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대운하 전도는 구름

한국일보가 총선 이후 당선자 299명 가운데 2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3.8%인 135명이 한반도 대운하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18.7%인 47명에 불과했다. 한나라당 당선자 129명 중에서도 찬성은 33.3%인 43명에 그친 데 비해 반대(23명) 또는 모름ㆍ무응답(63명)이 66.7%에 달했다.

한나라당 당선자 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향신문 조사에서도 여론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당선자가 48.6%인 70명,반대 의사를 표명한 한 당선자는 11.1%인 16명이었다.

또 동아일보가 여야 당선자 2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45.5%인 100명의 당선자가 대운하 사업에 '절대 반대'라고 응답했다.

'가급적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5.4%인 12명뿐이었다. 여기에 그간 대운하 전도사를 자임했던 이재오 박승환 의원 등이 낙선,여당 내에서조차 추진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ㆍ미 FTA 전망은 쾌청

한ㆍ미 FTA는 한국일보 조사에서 251명 중 68.5%인 172명이 찬성하고 20.7%인 52명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대에서 끝내 무산되도 18대에서는 처리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이번 17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의견이 39.6%(88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피해계층 지원책 마련 후 처리(33.3%),18대 국회에서 연내 처리(17.1%),미국 의회 비준을 봐가면서 처리(6.3%)의 순이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5일 "한ㆍ미 FTA는 민주당 전신인 노무현 정권의 최대 성과임에도 불구하고,민주당이 이를 지연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 안에서도 찬성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표결을 각오하고서라도 통과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피해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기업규제 완화는 엇갈려

여야의 입장이 맞서있는 출자총액제한제의 폐지 여부와 기업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고 있는 금산 분리법의 완화 여부에 대해서는 당선자들의 의견 역시 엇갈렸다.

동아일보 조사에서 출자총액제한제 폐지에 당선자 220명 중 55.5%인 122명이 찬성했다. 반대는 24%였다. 한나라당 당선자는 74.6%가 찬성했으나 민주당 당선자는 55.0%가 반대했다.

한국일보 조사결과,금산분리에 대해서는 당선자 251명 가운데 43.4%인 109명이 찬성,34.2%인 86명이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각당의 입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