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 대한 국내외 투자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주가는 내림세다. 소극적 가격 정책을 부정적으로 본 외국계 투자기관의 분석이 일단 적중한 모습이다.

14일 오전 9시 35분 현재 포스코는 4.19%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 하락률보다 두 배 이상 낙폭이 크다.

이날 JP모건은 "포스코는 지난 2월 이후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경쟁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더디다"며 추가 가격 인상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일부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포스코가 매출 전망을 17% 높여 잡았지만 영업이익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며 "이는 영업이익률이 종전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임을 의미한다"고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원자재 가격 움직임을 주시하겠다는 언급만 있었을 뿐 가격 인상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 향후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아울러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자사주 매입에 대한 발표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UBS증권은 "포스코의 보수적인 가격 정책은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시장을 실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대우증권이 목표가를 9% 하향 조정했을 뿐 대부분 양호한 실적을 이유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원가 절감과 스테인리스 부문 실적 개선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며,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료 가격 상승을 반영해 올해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해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톤당 이익은 지난해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1분기 실적으로 높게 평가하며 올해 영업이익이 5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하나대투증권은 2분기에도 영업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 70만원을 제시했다.

한편 포스코 철강 가격 인상으로 인해 자동차 업종의 영향이 크고, 조선업체에는 되레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주가는 반대로 가고 있다.

현대차는 0.85% 하락해 전체 장에 비해 낮은 낙폭이며, 기아차는 되레 1.68% 상승세다. 반면 현대중공업(-3.39%), 대우조선해양(-1.67%), 삼성중공업(-1.72%) 등 조선주의 하락폭이 크다.

기아차의 경우 JP모건과 CSFB의 잠재물량부담 해소가 계속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화증권은 철강 가격 인상과 관련, 자동차 업종은 영업이익률이 1% 가량 축소돼 이익 압박이 가중될 것이나, 조선업체는 후판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이나 중국 수출 가격보다 낮아 되레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날 장 초반 주가만 놓고 봤을 때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은 대체로 헛다리를 짚은 셈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