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식시장은 미국경기 침체 우려의 완화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IT, 자동차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다음 주에는 미국 투자은행과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지수 변동성이 큰 한 주가 될 전망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다음 주 발표되는 미 투자은행 및 기업들의 실적이 좋게 나올 경우 지수가 1,800선 탈환에 도전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크게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증권시장 =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3.22포인트(0.75%) 오른 1,779.71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신용 위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한 데다 국내 대기업의 1.4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전주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IT주와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주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나, 화학, 철강, 내수주 등은 상승 대열에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외국인은 1조415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3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 향후 수급 전망을 어둡게 했다.

다음 주에는 미국 투자은행들과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장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16일(이하 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에 이어 17일 메릴린치와 18일 씨티그룹, 와코비아 등의 투자은행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하며, 15일 인텔, 16일 IBM과 이베이, 17일 노키아와 구글 등 IT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GE의 1.4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6% 감소한 43억달러(주당 43센트)로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11일 뉴욕 및 유럽 증시가 동반 급락한 점이 우려스런 대목이다.

금융서비스, 엔진, 의료장비 등 광범위한 사업영역을 갖고 있는 GE의 실적 부진은 미국 경제 전반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다른 기업의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경기 문제는 신용위기 문제를 제치고 주식시장에서 최대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주 주목할 만한 미국 경제지표로는 14일 3월 소매판매, 15일 3월 생산자물가지수, 16일 3월 소비자물가지수 및 주택착공건수, 17일 3월 경기선행지수 등이 있다.

◆코스닥시장 =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38포인트(0.52%) 상승한 651.87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은 3월 셋째 주부터 계속돼 온 안도 랠리를 4주째 이어가는 데 성공했으나 상승 탄력은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주를 중심으로 종목별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종목별 움직임이 뚜렷한 코스닥시장이 실적 시즌을 맞아 개별 실적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정근해 연구원은 "1.4분기 실적은 한 해의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단추란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실적이 호전된 저평가 우량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