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나자마자 공공기관에 인사 태풍이 불고 있다.

주요 공공기관장들이 앞다퉈 사의를 표명하고,각 부처 장관들이 제출된 사표를 전격 수리하는 등 물갈이 인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0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이원걸 한국전력 사장,박세흠 주택공사 사장 등 주요 공기업 사장들과 감사들이 줄줄이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 가운데는 이원걸 한전 사장이 조만간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뜻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영남 지역난방공사 사장도 사퇴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지경부는 임기 만료나 사표 제출 등으로 공석이 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KOTRA 사장,산업기술평가원장,전력거래소 이사장 등을 새로 뽑는 공모를 진행 중이다.

국토해양부에서도 박세흠 주공 사장 등 임기가 2년가량 남은 기관장은 물론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 등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공기업 사장들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산하 기관 중에서도 김원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박길상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의를 표명한 기관장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표가 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특히 김호식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김창엽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등 산하 기관장들이 제출한 사표를 이날 일괄 수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총선이 끝나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새 정부와 손발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로 채우기 위해 임기 만료일과 관계 없이 면직 처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장들 가운데 순수하게 전문성만으로 발탁된 사람들도 적지 않겠지만 정권이나 관료 집단의 배려로 임명된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새 정부 들어 교체 인사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폭이 꽤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장 교체 대상 기준은 정치적 배려로 선임됐거나 관료 출신이 낙하산으로 임명된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경영평가와 감사원 감사를 병행한다는 방침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식/류시훈/김문권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