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 있는 빌딩을 마천루라고 한다.

대도시의 마천루 숲에 들어가 보면 하늘이 마치 후벼 파진 듯한데,이를 보고 있노라면 '높을수록 더욱 좋은 것인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하늘을 향해 솟아 오르려는 인간의 열망은 본능만큼이나 강하다고 한다.

하늘은 우월한 위치에서 이 세상을 굽어보고 가르침을 준다고 생각해 그 곳을 늘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마귀와 어둠을 뜻하는 땅과는 달리 하늘은 신비로운 것,위대한 것의 상징이었기에,사람들은 벽돌쌓기로 땅위에서 벗어나려 했다.

또 지구의 중력을 박차고 위로 솟으려는 욕구도 벽돌쌓기의 큰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한 학자도 있다.

벽돌쌓기의 시원은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이다.

하늘 높이 쌓으려는 탑은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1990년대 들어 100층 내외의 초고층 건물들이 여기저기 들어서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삼성건설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Burj Dubai)'는 압권이다.

8일 현재 630m를 돌파해 이미 지구상 최고의 구조물로 등극했는데 내년에 완공되면 800m를 넘을 것이라고 하니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초속 30m가 넘는 사막의 강풍을 견디면서 진행되는 역사(役事)다.

그렇다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건축물을 얼마나 높이 지을 수 있을까.

삼성측은 1000m까지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없이는 도저히 꺼낼 수도 없는 얘기다.

앞으로 초고층 건물은 계속 지어질 전망이다.

그 자체로 경제성과 상징성이 있는데다 관광상품의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다.

여기에는 국가간의 자존심 대결도 한몫 거들고 있다.

마천루는 산업문명의 폭력성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것이란 비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수직선의 경쟁은 하늘로 솟으려는 인간의 꿈과 맞물려 더욱 가열될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