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식을 통해 새 생명을 찾았던 한 남성이 장기 기증자와 유사한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비극의 주인공은 미국 조지아주(州)에 사는 소니 그레이엄.

7일자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12년 전 심장질환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레이엄은 테리 코틀이라는 남성의 심장을 기증받아 기사회생했다.

코틀은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쏴 자살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그레이엄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코틀의 미망인인 셰릴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편지를 주고 받던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졌고, 지난 2004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레이엄은 지난 2006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셰릴을 처음 만난 순간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인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으며 셰릴 역시 "소니와의 만남을 통해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말로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복은 그레이엄이 얼마 전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막을 내렸다.

그에게 심장을 기증했던 코틀의 최후와 너무나도 닮은 꼴이었다.

그레이엄의 친구들은 그가 평소에 자살을 할 만한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며 그레이엄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당황스러워했다.

텔레그래프는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 장기 기증자의 성격 중 일부를 닮는 경우가 70여건에 달한다며 그레이엄도 그러한 경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