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달러(250억원)의 오일 머니를 받아 2단계 개혁 작업의 '엔진'으로 삼으려 했던 KAIST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 최고의 기술 인력 양성을 목표로 설립할 예정인 '킹압둘라 과기대(KAUSTㆍ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공동 연구과제 응모에서 1차 관문은 통과했으나 최종 탈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대는 1차 예선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KAIST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KAUST가 제공하는 총 1억2500만달러의 연구비를 놓고 전 세계 명문 대학과 벌인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최종 선정 대학은 스탠퍼드대,코넬대,옥스퍼드대,텍사스 A&M대 등 4개 대학이다.

KAUST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이 100억달러를 기부해 오는 9월 설립 예정인 연구 중심 대학원이다.

지난해 12월 세계 60여개 대학에 연구주제 공모 초청장을 보내 1차 심사를 거쳐 18개 대학을 후보로 선정했다.

서울대는 1차 심사에서 탈락했고 KAIST는 18개 후보 대학에는 들었다.

이에 따라 KAIST가 2단계 개혁 작업으로 추진했던 'EEWS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는 KAIST의 모든 전공 교수들이 학과에 상관 없이 고위험ㆍ고수익 연구 분야인 '에너지 환경 수자원 지속가능기술(Energy,Environment,Water,Sustainability)' 관련 공동 연구를 하는 프로젝트다.

KAIST는 70여명의 교수진을 구성,19개 연구 과제를 선정한 상태다.

예정대로라면 이달 초부터 연구에 들어갔어야 하지만 KAUST 공모 최종 탈락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재규 EEWS 기획단장은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며 "현재로서는 KAUST 자금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KAIST가 제출한 연구 과제는 바닷물을 민물로 바꿔 사막에 공급하는 '담수화 프로젝트'다.

사막의 태양열로 전기를 생산한 뒤 바닷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된 수소를 에너지화한다는 내용이다.

성선화/오진우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