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문턱 없고 … '지하공원'으로 거미줄 연결

미래형 업무단지로 개발 중인 서울 송파구 문정동 문정지구(54만8313㎡)가 국내 최초로 '배리어 프리(장애물이 없는ㆍbarrier free) 1등급 도시'에 도전한다.

배리어 프리 도시는 노인 어린이 임산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시설을 이용하고 거리를 이동할 수 있도록 계획ㆍ설계ㆍ시공된 도시를 말한다.

사회적 약자들은 문정지구 관문인 지하철 8호선 문정역에 내리면 하늘이 훤히 보이는 지하 공원(Sunken Gardenㆍ조감도) 길을 만난다.

지구 내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이 공원 길에는 문턱이나 계단이 없다.

지하 공원에서 목적지 건물로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다.

동선 상에 어떠한 장애물도 없어 휠체어로 쉽게 실내외를 오고 갈 수 있다.

차도와 횡단보도 사이에도 턱이 없다.

차도와 완전히 분리된 보행자 전용도로에선 어린이 혼자서도 안심하고 걸어다닐 수 있다.

신호등에는 소리로 신호 변경을 알려 주는 것 외에 진동 장치도 설치,시각ㆍ청각 장애인들이 신호 변경을 알 수 있도록 설계한다.

시내 곳곳에는 터치스크린식 정보 게시판이 설치돼 길과 버스 노선을 모르는 보행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문정지구 전체가 정보통신망으로 연결된 유비쿼터스 도시가 될 전망이다.

공공 건물 1층에는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설치된다.

차로 이곳을 방문하는 여성들은 사방에서 다 보이는 완전개방형 여성 전용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다.

어두컴컴한 지하 주차장이 여성 운전자에게 치명적이라는 점을 감안,개방형으로 설계된다.

서울시는 7일 문정지구를 이처럼 배리어 프리 1등급 도시로 만들기 위해 다음 달 국제 세미나를 개최,전문가 및 시민의 의견 수렴을 거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6월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에 맞게 문정지구 조성계획안을 확정 지을 방침이다.

서울시는 송파구 문정지구 외에 용산구 국제업무지구,강서구 마곡지구,뉴타운 재건축ㆍ재개발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도 배리어 프리 아이디어를 도입해 신개념의 도시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기존 도시가 건강한 남성의 눈높이에 맞춰 조성돼 왔으나 앞으로 만들어지는 대규모 개발지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눈높이 수준에서 건설해 선진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리어 프리 등급 도시는 국토해양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도입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인증제도'에 따른 것으로 인증 등급은 1,2,3등급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스위스 독일 등 선진 국가에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리어 프리 도시 설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