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자들이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6일 홍콩 문회보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지의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추운 겨울을 겪고 있는 미국 부동산 시장에 중국인 부동산 시찰단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증시에서 큰 돈을 번 장씨는 최근 뉴욕의 한 아파트를 매입했다.

장씨는 "㎡당 2만달러에 샀다"며 "2006년에 비해 최소 수천달러는 낮은 가격"이라고 만족을 표시했다.

진옌스 상차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강세와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이 중국인들의 미 부동산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며 "달러당 7.01위안대인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65위안까지 오르면 중국인들의 미 부동산 투자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부호들이 해외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자 미국의 부동산 업체들은 아예 중국으로 날아와 부자들을 상대로 부동산 영업에 나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문회보는 전했다.

일본과 호주 부동산개발 업체들도 중국 부호 잡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서 폐막한 부동산박람회에는 일본과 호주 부동산 판매 부스가 등장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호주의 한 부동산개발 업체 관계자는 "선전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인 반면 호주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있다"며 "투자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부동산개발 업체인 DJ부동산은 "박람회에 참가한 200여명의 중국인 고객이 일본으로 건너가 부동산 시장을 시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 부동산 투자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항저우에서 금융업을 하는 천씨는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당장은 미국 부동산을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말쯤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5.5위안까지 오르면 미국 부동산 투자를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선밍가오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내년 말은 돼야 회복할 것으로 보여 성급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