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측근인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에 위치한 은평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한 게 정치권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를 나흘 앞둔 5일 도라산 평화 공원에서 열린 식목행사에 참석한 뒤 은평 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근로자 6명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 발언은 일체 하지 않았다.

통합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은 즉각 "선거법이 정한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6일 선관위에 각각 조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장관의 선거 개입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경고를 한 다음 날 대통령이 은평구를 방문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석수 창조한국당 대변인도 "이 대통령이 은평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은 명백히 선거법과 공무원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매주 토요일을 '국민과의 소통의 날'로 정한 이 대통령이 식목행사 후 짬을 내 현장을 찾은 것"이라며 "정당의 입장에선 다급하겠지만,대통령의 공식 일정까지 문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이란 선거운동 목적으로 계속적，지속적으로 특정지역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거나 선거관계자를 만나 격려를 하고 선거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사례는 이와 같은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선거 관련 발언을 한 것이 없었고 선거관계자를 만난 적도 없었다"며 "공사 인부들을 잠깐 만난 수준인데，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