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휴온스에게 4월 4일은 치욕의 날이었다.

오전 한 때 광동제약은 4155원까지, 휴온스는 901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후들어 반발 매수세의 등장으로 하락폭을 만회했다.

광동제약은 전날보다 480원(9.95%) 내리면서 4345원에 휴온스는 전날대비 1470원(14.00%) 떨어진 9030원에 장을 마쳤다.

대한약사회는 이날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을 비만 치료제로 홍보·판매해온 휴온스, 광동제약, 닥터스메디라인 등 3사를 무허가 의약품 판매행위 및 허위 과장광고 혐의로 식약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이들 제약사가 제품 홍보책자에 간질치료제를 식욕억제제로, 당뇨병약과 감기약을 열생성촉진 및 지방분해 치료제로 올려 영업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광동제약과 휴온스는 그동안 유가증권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 '성장주'로 꼽혀왔던 종목이었다.

광동제약은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기능성 음료들이 연속 히트를 치면서 실적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05억5960만원으로 전년보다 33.9% 증가하고 매출액은 20.2% 늘어난 2505억2320만원을 달성했다.

증권업계에서도 광동제약에 대해 안정된 현금 이익 및 흐름을 바탕으로 제품개발을 추진하는 이상적인 이익구조를 가졌다는 평가와 함께 추천을 주저하지 않는 종목이었다.

심지어 이날 NH투자증권은 비금융주 중에서 지수모멘텀과 이익모멘텀을 가진 30개 종목 중에서 제약주로는 유일하게 광동제약을 꼽기도 했다.

휴온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화증권은 중소형주 중에서 휴온스를 지속적으로 추천해왔다. 수익성 높은 웰빙 의약품 시장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대비 양호한 외형 및 수익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2일 휴온스는 올들어 주력품목인 국소마취제 '리도카인'과 플라스틱 주사제 및 앰플주사제 등의 수출 주문이 크게 증가해 지난 3월 월별 수출로는 창립 이래 최고인 102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파문을 통해 광동제약 보다는 휴온스의 타격이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에 고발된 휴온스 제품은 '세티정', '아페린정', '에모젠정', '티오시드정', '시메티딘정' 등 5개 품목으로, 매출규모는 적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휴온스는 비만치료제가 주력 제품이며, 기업 이미지도 비만치료제와 연관시켜 왔기 때문에, 이번 일로 받은 이미지 손상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날도 광동제약의 하락폭은 장 마감을 앞두고 10% 이내로 줄어든 반면, 휴온스는 이날 최저가에 가까운 수준까지 폭락했다.

휴온스는 최근 정제타입의 비만치료제인 '에스린정'을 발매하고, TV광고까지 동원해 '다이어트약=휴온스'라는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애써 왔다. 각종 기업소개에도 비만치료제 등을 주요 품목으로 하는 제약사라고 홍보해 왔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