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3일 금감원 검사가 진행 중인 동부생명을 사전 통보 없이 전격 방문했다.

취임 직후부터 수요자 중심 검사를 강조해온 김 원장이 실제 검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이다.

감독당국의 수장이 검사현장을 찾은 것은 1997년 금감원 출범 이후 처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 원장은 이날 오후 2시20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금융센터 23층에 있는 동부생명 검사현장을 불시에 찾았다.

금감원에서 나온 검사반은 물론 동부생명은 사전에 이러한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김 원장이 현장에 나타나자 아연 긴장했다.

금감원은 12명의 보험검사국 직원을 파견해 지난달 17일부터 검사를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을 중시하는 김 원장이 실제 검사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예고 없이 현장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원장은 "자료를 이중으로 요구하지 말고 사전에 자료를 충분히 검토한 뒤 검사를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또 "잘못된 것만 검사하지 말고 타 업체에 비해 잘 한 것이 있으면 모범 사례로 검사서에 적도록 하라"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생명 직원들에겐 "검사가 혹시 고압적이지 않은지" 등을 물어봤다고 한다.

김 원장은 지난달 31일 취임 후 열린 첫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직원들이 금융회사 검사 때 여전히 고압적이고 불친절하다"며 "4월1일부터 실시되는 검사에선 친절하게 검사 태도를 바꾸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