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비금융 업체들은 지난해에 1000원 어치를 팔면 45원의 이익을 남겨 2006년보다 더 많이 팔고도 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급등과 환율불안, 원자재 가격상승, 국내 투자 위축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 따라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소폭 증가…수익성은 악화

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982개사 가운데 전년도와 비교가 가능한 901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70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조2100억원으로 4.53% 줄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가운데 흑자 기업 비율은 60.27%인 543개사였다. 이는 전년의 66.39%에 비해 6.12%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비금융업의 매출액은 7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조1715억원으로 5.5% 줄었다. 순이익은 6100억원으로 52.43%나 감소했다.

특히 일반기업의 경우 매출액은 7.86% 늘었지만 순이익이 54.06% 줄었다. 벤처기업도 매출액이 6.69%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46.93% 감소했다.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계열회사의 지분법 평가손실과 중간사업손실 반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4.52%로 전년보다 0.58%포인트 낮아졌다.

벤처기업의 이익률(5.51%)은 일반기업 이익률(4.29%)보다 높았지만, 전년과 비교해서 0.99%포인트나 떨어져 일반기업의 하락률 0.55%포인트 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매출액순이익률도 전년 대비 1.04%포인트 하락한 0.91%에 그쳐 1000원 어치를 팔면 순이익이 10원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웃고'…제조ㆍIT '울고'

세부 업종ㆍ기업별 실적을 보면 금융업의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금융업은 지난해 금융시장 활황에 힙입어 매출액이 3434억원으로 20.41% 늘었고 순이익은 341억원으로 177.24%나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352억원으로 전년의 28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기업별로는 한국기술투자한국토지신탁이 각각 208억원과 19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108%와 116% 증가한 것이 금융업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352개사와 408개사의 코스닥 기업이 몰려있는 제조업과 IT업종의 경우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9.15%와 7.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3%와 5.09% 감소해 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LG마이크론은 영업손실 1127억원과 당기순손실 38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기륭전자(-268억원) 온세텔레콤(-190억원) 휘닉스피디이(-90억원) 기산텔레콤(-41억원) 등도 적자 전환하거나 유지됐다.

코스닥 대장주 NHN은 검색과 배너광고, 게임 관련 매출 증대로 인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84.3%나 증가한 2801억원에 달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60.48%와 69.67% 증가해 실적 증가세가 돋보였다.

◆우량기업 차별화 추세 여전

코스닥시장내에서 우량기업과 다른 중소 기업간의 차별화 추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코스닥100 지수 편입기업 91개사의 작년 매출액은 23조8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7% 증가했다. 순이익도 1조6757억원으로 16.18% 늘었다. 이들 기업의 순이익 규모는 12월 코스닥 결산법인 전체 순이익(6419억원)을 상회한 것이다.

영업이익률 같은 수익성지표도 높았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평균 1000원 어치를 팔면 45원을 남기는 데 비해 이들 기업은 97원의 이익을 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