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 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대중적인 가족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바나나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 부산 유통업체인 메가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바나나(13kg)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천~1만5천원보다 36% 급증한 1만7천~1만9천원선을 형성했다.

송이 당 판매가격은 지난해 2천580원보다 39% 오른 3천580원에 판매됐다.

바나나의 가격 급등은 국내 바나나 수입량의 100%를 차지하고 있는 필리핀산(産) 바나나의 국내 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바나나 산지인 필리핀에서 아시아 시장 대신 가격 메리트가 강한 중동시장을 겨냥해 물량을 공급하면서 국내 바나나 수입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필리핀 산지의 이상기온으로 인해 바나나 생산량마저 작년에 비해 감소해 가격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바나나는 대형마트의 연간 품목별 매출 순위에서 5위권 안에 포함될 정도로 서민들이 즐겨먹는 대중적인 과일"이라며 "바나나 가격급등이 최근 가공식품의 가격인상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체감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바나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입포도 등 다른 수입과일들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산 오렌지의 경우 지난달 매출이 작년 동월 대비 70%나 급신장했고, 칠레산 수입포도도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80%나 증가했다고 메가마트 측은 밝혔다.

뉴질랜드산 키위류 매출도 작년보다 3배나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여 바나나를 주로 구매하던 소비층이 기타 수입과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마트 수입과일 바이어 김영준 과장은 "연중 바나나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시기가 3월 중순부터 어린이날까지이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많아 바나나 가격의 고공행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