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가 다시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왠지 남의 일 같지 않다.

엔고 고유가 주가하락 등 세 가지 악재가 일본경제를 덮치고 있는 가운데 단칸지수(단기경제관측조사)는 4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경기후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이 중대한 시기에 정치권 갈등으로 경제조정기능까지 마비증상을 보이면서 불안심리가 더해지는 양상이다.

그동안 일본경제는 엔저에 힘입어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이것이 투자로 이어지면서 꾸준한 경기확장 국면을 보여왔다.

그런 일본경제에 결정적 타격을 준 것은 일차적으로 대외여건의 악화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장으로 인한 미 경기침체와 달러 약세 가속화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여기에 고유가까지 겹쳐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주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외 여건 악화는 정도의 차이일 뿐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외여건의 악화만이 일본경제 위기설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내적 요인도 위기설을 키우고 있다.

여야 갈등으로 인해 중앙은행장이 2주째 공석이다.

뿐만 아니라 휘발유세 부과와 관련한 개정법률안이 제때 처리되지 못해 예산에 큰 구멍이 생기게 됐다.

한마디로 경제조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더욱 꼬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미국에 이어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의 경제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대외 악재요인이다.

이들 국가들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대외적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경제를 운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의 4월 위기설을 보면서 우리가 유념(留念)해야 할 것은 내부적 요인의 관리다.

외부적 변수들을 통제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갈등 등으로 내부적 불확실성을 키우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한층 어려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정부가 규제개혁에 더욱 속도를 내고,조정기능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여야가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