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대형 여객선을 타고 연안지역 여러 곳을 순회하면서 해상과 육상에서 동시에 관광을 즐기는 크루즈 시대가 열렸다.

부산에 소재한 여객선사인 팬스타라인닷컴은 2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부산을 모항으로 남해안을 운항하는 크루즈선 '팬스타 허니(PanStar Honey)호'의 취항식을 갖고 첫 운항에 들어갔다.

외국 크루즈선들이 부정기적으로 부산항 등에 일시적으로 기항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국내 선사가 크루즈선을 운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첫 운항을 시작한 팬스타 허니호 승객들은 이날 오후 5시께 부산 광안리 앞바다에서 광안대교 야경을 배경으로 불꽃놀이를 즐겼다.

이어 3일 오전 여수에 도착,육상관광을 하고 다도해를 거쳐 4일 아침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에 입항할 예정이다.

여행 마지막 날인 5일 한려수도를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다.

관광객들은 1박2일부터 3박4일까지 여행 일정과 승·하선지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요금은 3박4일을 기준으로 1인당 최저 45만원부터 160만원까지 다양하다.

승객은 승용차를 싣고 승선해 중간 기항지에서 내려 자신의 차량으로 육상관광을 할 수도 있다.

팬스타 허니호는 승무원을 제외하고 승객만 300여명을 태울 수 있는 대규모 크루즈선이다.

수영장과 식당,공연장,쇼핑몰,사우나,어린이 놀이시설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선사 측은 연안 크루즈선 취항을 기념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수상자인 러시아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소볼료프(25)를 초청,4월 한 달간 남해안의 절경과 어우러지는 피아노 연주와 강좌를 연다.

전문 예술단의 각종 연주회를 비롯해 매직쇼와 요가강습,어린이 영어캠프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제공한다.

선사 측은 조만간 목포~인천~백령도를 잇는 서해안 코스와 포항~울릉도 동해안 코스,일본 주요 온천관광지를 둘러보는 상품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팬스타라인닷컴 관계자는 "이번 취항은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크루즈 여행이 국내에서도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코스와 수준 높은 서비스를 통해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