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중단…이번엔 아스콘 파동…장기화땐 판교 도로망 연결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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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던 주물 및 레미콘업체들의 납품 거부 사태에 이어 아스콘 제조업체들의 납품 및 생산 중단 결정으로 전국의 도로 포장 공사가 멈춰서게 됐다.
지난 20일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만남 이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중소업체들의 집단행동이 재연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물 등 다른 분야에서의 '2차 파동'이 우려된다.
◆아스콘 "무기한 생산중단"
30일 아스콘조합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아스콘의 주원료인 아스팔트 가격은 작년 2월만 해도 ㎏당 280원 선이었으나 1년 만에 ㎏당 460원으로 올랐다.
김덕현 아스콘조합 전무는 "조달청이 시장 거래 가격을 근거로 입찰 가격을 책정하고 있으나 지금처럼 원자재가격이 단기간 급등할 경우 이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원자재 원가 계산 방법으로 입찰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스콘조합은 조달청이 납품단가를 현실화해주지 않을 경우 작년도 계약분까지 해지ㆍ반납하는 등의 초강경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조달청은 이 같은 아스콘업계의 입장을 의식해 당초 3월26~27일 공고할 예정이던 올해 신규 아스콘 발주물량을 4월4~8일 공고로 늦춘 상태다.
하지만 업계의 요구 수준만큼 인상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조달청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에 명시된 기준에 따라 가격인상분을 반영하도록 돼 있어 업체들이 요구하는 수준까지 올려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판교신도시 도로 공사 '차질'
도로포장재인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은 도로 공사의 마지막 단계에 투입되는 재료다.
아스콘 납품이 중단될 경우 아스팔트로 포장하는 도로 공사가 사실상 중단돼 전국 주요 도로의 개통 시기가 늦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연내에 아스콘을 납품받아 공사할 계획인 도로 구간 중 판교신도시 한복판을 관통하는 국지도 23호선과 국지도 57호선이 포함돼 있어,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신도시 입주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지도 23호선의 경우 당초 이달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아스콘을 투입해야 하는 구간이지만 납품업체인 아주아스콘 측은 가격 현실화를 요구하며 이미 납품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말 납품이 완료돼 개통을 앞두고 있는 국지도 57호선 역시 업체들이 출혈 납품에 난색을 표하면서 아직 물량 배정조차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주물 2차 집단행동 나설 듯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경련의 회동 이후 일단 납품 중단 조치를 풀었던 주물업계도 다음 달부터 실력행사에 나설 방침이다.
주물업계는 그동안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GM대우,삼성전자 등의 대기업과 납품단가 협상을 벌여왔으나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가격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포장상자의 원재료(원지)를 만드는 골판지업체들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폐지 가격 인상에 따라 원지 가격이 올랐지만 대기업에서 상자 납품 가격을 올려주지 않아 타격을 입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납품업체들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정부 측에 폐지 수출 물량을 줄여 원가 인상 요인을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납품단가연동제'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기문 회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정부부터 조달 가격을 현실화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