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공원 인근이나 운동장에서 활기차게 뛰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마라토너인 이봉주나 프리미어 리거인 박지성처럼 '스포츠 심장'을 갖긴 어렵지만 장기간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심장의 용적이 커지고 심박출량이 증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심폐지구력이 강해지면 일상생활에서 피로를 덜 타고 생기가 넘치게 된다.



성인의 경우 안정시 심장 박동수는 분당 70회 전후이며 수술받는 동안에는 심장이 흥분해 분당 90~110회도 올라간다.

그런데 이봉주 선수의 경우 안정시 분당 심장 박동수가 38회까지 내려간 적이 있고 2003년 모발이식 수술을 받을 때는 수술 내내 분당 심장 박동수가 52회를 기록,수술진을 놀라게 했다.

노영무 부천 세종병원 의학연구소장은 "일반인이 운동할 때는 분당 20ℓ까지 심장박출량이 늘어날 수 있으나 훈련된 선수는 30~35ℓ까지 증가한다"며 "이 때문에 운동선수는 분당 40~50회만 박동해도 일반 사람이 70~80회 뛰는 것과 같은 양의 혈액을 전신에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성인이라면 매일 30분 이상 빨리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운동을 땀이 밸 정도로 1주일에 5일 이상 꾸준히 실시함으로써 심장을 단련시킬 수 있다.

다만 평소 심장병 뇌졸중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을 앓아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운동강도를 서서히 높여야 하며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고 피가 잘 엉겨 붙는 새벽이나 아침에는 운동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운동 전후 냉온욕은 급격한 혈압 상승을 야기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중년 이후부터는 운동량을 너무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성인이 운동으로 매주 2000㎉를 소모하면 사망률이 25~30% 감소하지만 과도한 운동으로 4000㎉ 이상을 소모하면 사망률이 오히려 25~30% 증가한다"고 말했다.

봄철에 운동을 시작한다면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인 황사에 유의해야 한다.

올 2월 초부터 시작된 황사로 대다수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1000㎍/m³안팎에 달했다.

평소(대도시 평균은 50㎍)보다 20배 정도 탁한 수준이다.

황사가 해로운 것은 미세먼지 속에 숨어 있는 납 카드뮴 크롬 알루미늄 망간 석영 구리 다이옥신 같은 중금속 또는 유해물질 때문이다.

특히 납은 평소 대기에 비해 13배,카드뮴은 14배,크롬은 21배가량 함유돼 있다.

박승우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평소 심장병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는 환자가 황사를 통해 유해물질을 다량 들이마시면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고 동맥경화가 촉진돼 심장병 또는 뇌졸중에 의한 돌연사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심장학회는 미세먼지가 하루 평균 10㎍가 높아지면 전체 사망률은 21%가 높아지고 그 중 31%는 동맥경화로 인한 심장질환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황사가 올 때 외출을 삼가고 저용량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해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