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없는 기업 세무조사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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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선팅 규제,기한 없이 이뤄지는 국세청 세무 조사같이 국민 생활과 기업 활동에 불편을 주는 각종 규제들이 폐지 또는 완화 쪽으로 전면 재검토된다.
특히 현재 몇 단계로 나눠져 있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운전면허 시험과 관련해 저비용으로 간편하게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된다.
이와 함께 법령이 아니라 훈령이나 예규처럼 부처 내부 규정으로 만들어지는 '규제'의 신설이 엄격히 제한될 전망이다.
필요할 경우는 반드시 법제처나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다는 것이다.
법제처는 27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과 기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방향으로 법제 인프라를 신속히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기 있는 공무원들은 법제처가 경제 살리기와 관계 없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경제 살리기에 가장 큰 장애는 법 규정"이라며 "국민 생활과 경제 활동에 불편을 주는 법령을 없애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운전면허 시험을 보는 1인당 비용이 학원을 다니는 것까지 포함하면 100만원이 넘어 시간적ㆍ경제적으로 불필요한 손실이 크다"며 "미국처럼 간편하게 시험 보고 합격할 수 있도록 수험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해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법제처는 법령정비 전담 조직을 만들고 신고를 받아 개선 대상 법령 목록을 5월 중으로 각 부처에 통보키로 했다.
예컨대 자동차 선팅 규제의 경우 선팅이 사고를 유발한다고 하지만 근거가 적고 대다수가 지키지 않고 있어 규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 활동과 관련,국세청이 기업 세무조사를 무기한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기업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세무조사 기간을 제한하고 명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연장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고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가 남발하는 령이나 지침,뭐 이런 것들도 규제가 불필요하게 되어 있는 것이 많다"며 "법제처가 각 부처와 효과적으로 일할 방법을 찾아 보라"고 말했다.
이석연 처장은 "법령이 아닌 1만건 이상의 내부 규정으로 인해 규제가 신설되거나 강화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기업과 관련되는 각 부처의 내부 규정도 (법제처의) 일괄 심사를 통해 체감 규제를 적극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예컨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기자실 폐쇄는 법제처 심사를 거치지 않고 국정홍보처 지침에 의해 시행돼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고,'바다이야기' 사건의 경우 문화관광부가 내부 지침으로 성인오락장에서 상품권도 경품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 문제를 일으켰다는 게 이 처장의 설명이다.
법제처는 각 부처 의견을 수렴해 7월 중 내부규정 사전심사제 도입을 위한 법제업무 운영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법제처는 이와 함께 일반인들이 도통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법률 용어를 쉽게 풀어 쓰는 작업도 2010년까지 3년간 일정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