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지난 2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서민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택지비 원가를 20% 낮춰 분양가를 10% 더 내리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가는 종전보다 15∼25% 낮다.

분양가를 추가로 낮추면 합해서 35% 싸진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 서민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국토부는 용적률과 녹지율을 조정하고,경상경비를 과도하게 택지조성원가에 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택지비 인하 방안까지 제시했다.

본지를 제외한 대부분 언론은 이를 근거로 내년 9월과 2010년 2월에 분양 예정인 송파ㆍ동탄2신도시 등의 아파트값이 10% 더 낮아진다고 보도했다.

동탄2신도시는 분양가가 3.3㎡당 800만원대에서 700만원대,송파신도시는 900만원대에서 800만원대로 떨어진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 10% 추가 인하는 앞으로 개발할 택지지구에만 해당한다"고 못박았다.

서민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국토부는 25일 참고자료까지 돌렸다.

경상경비의 공공택지 조성원가의 반영기준을 고치면 택지비는 5% 내릴 수 있으나 나머지는 점진적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신도시 계획이 발표된 송파ㆍ동탄2신도시 등의 용적률과 녹지율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해명이다.

용적률을 높일 경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고 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는 것.당연히 분양 일정이 늦어지고 수도권 주택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용적률을 손대지 않고 경상비 일부만 낮출 경우 분양가에선 2.5% 인하 요인만 발생한다.

송파ㆍ동탄2신도시에 이를 적용하면 3.3㎡당 분양가는 동탄2신도시가 20만∼23만원,송파는 23만∼25만원 정도만 내릴 뿐이다.

건축비가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 인하효과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좋은 곳의 싼 집을 기다리던 서민들은 환호하다가 하루 만에 실망했을 것이다.

정부가 서민들의 낭패감을 얼마나 알지 궁금하다.

김문권 건설부동산부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