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가 창작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뮤지컬 '명성황후'를 제작했던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60)는 2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한 창작뮤지컬 '영웅'을 내년 중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영웅'은 총 제작비 50억원의 대형 뮤지컬.'명성황후' 제작비(12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오프닝 무대는 안중근 순국 100주년인 내년 10월26일로 잡았다.

국립극장이나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보일 예정.'영웅'은 안중근이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뤼순 감옥에서 처형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안중근이 사형을 당하기 직전 지난날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줄거리를 전개하는 형식이다.

이번 뮤지컬의 승패는 안중근 관련 사료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어떻게 잘 접목하느냐에 달렸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고종의 둘째 아들인 이강(의친왕)이 거사를 돕는다는 내용과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인 가상인물 설희를 집어넣었다.

일본에 건너가 스파이로 활약하다 죽음을 맞는 설희는 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을 이어주는 고리이기도 하다.

안중근과 중국 여인 '링링'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도 담았다.

뮤지컬의 핵심인 음악은 젊은 작곡가 이지수씨가 맡았다.

이씨는 드라마 '겨울연가''여름향기'와 영화 '올드보이''실미도' 등에서 인정받은 신예 음악가.

그는 이날 "정통 뮤지컬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요소를 적절히 가미해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클라이맥스인 하얼빈역 거사 장면이 어떻게 표현될지도 주목된다.

윤 대표와 박동우 무대감독은 이 장면의 사실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육중한 기차까지 무대 위에 옮겨놓을 계획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