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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차 안에서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3월17일 현재 하이패스 단말기(OBU) 보급량은 96만대. 100만대 보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이패스 시스템(ETC)은 2000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시범적으로 도입돼 지난해 말 전국 고속도로에 전면 확대 개통됐다.

시스템 이용률은 전국 일평균 교통량 318만대 중 67만대가 이용해 21%를 넘어섰다.

차로별 차량 처리용량이 일반 기계화 징수(TCS) 시스템보다 2~5배까지 증대되는 '시간 절약' 효과를 가져다 준다.

또한 이미 시행 중인 통행료 20%의 할인혜택에 추가하여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50% 할인혜택까지 예정되어 있어 이용자들의 호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

하이게인텔레콤㈜(대표 이의자 www.hgtel.co.kr)은 하이패스 시스템의 이 같은 성공적 보급에 큰 몫을 담당한 기업이다.

199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손잡고 국책과제인 능동형 근거리 무선통신 체계(DSRC) 원천기술 개발을 시작한 것이 계기. 3년의 공동개발을 마친 후 응용기술 개발에 한창이던 2004년에는 한국도로공사 공개성능테스트(BMT)에 전자통행료 지불체계(ETCS) 기술이 합격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에는 한국도로공사의 전국 영업소에 능동형 DSRC에 의한 하이패스 영업소를 구축하는 쾌거를 이뤘다.

2006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이 회사가 보급한 시장 판매형 하이패스 단말기는 2007년 9월부터 시작하여 약 20만대. 전체 보급 단말기의 20%이지만 타사가 2006년부터 보급한 데 비하면 월등히 높다.

이 회사의 강점은 단연 탁월한 기술력이다.

주문형 반도체(ASIC)를 자체 기술로 완성시켜 하이패스 단말기 가격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5.8Ghz 대역의 무선통신 핵심부품인 고주파 단일 집적회로(MMIC)도 국내 업체인 FCI와 공동으로 개발해 적용시켰다.

이를 통해 국내 단말기업체 중 유일하게 디지털과 무선통신(RF) 부문 모두에서 고밀도 집적 회로설계와 제품설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독자적인 제품 시험장을 보유한 것도 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연구개발에서 구현한 기술을 실제 영업소 환경과 같은 상황에서 수백,수천 번씩 검증하고 확인해 기술을 최적화한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빌트인' 개념의 차량 탑재형 단말기를 개발해 현대·기아자동차에 공급하게 됨으로써 다시 한 번 '이름값'을 하고 있다.

룸미러에 부착되며 음성 지원이 가능한 이 제품은 현대자동차와 2년 전부터 공동 개발한 것으로,내달 1일 출시될 예정. 이의자 대표는 "그동안 출시된 단말기들의 성능과 경제성이 입증됨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이들 업체의 마케팅이나 사용자 편의제공 차원에서도 차량 탑재형 단말기의 시장성은 밝다"고 말했다.

이미 현대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 등에 각종 전장품을 납품 중이어서 신제품에 대한 수요 확보에도 걸림돌이 없다는 계산이다.

현재 GPS용 하이패스 단말기 등 또 다른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하이게인텔레콤㈜은 1986년 설립된 일성정밀이 전신이다.

무선호출 콤바이너ㆍ이동통신용 중계기 등을 생산, 납품하던 이 회사는 2000년 전장품과 텔레매틱스,지능형 교통시스템(ITS) 등으로 사업부문을 대폭 확장했다.

같은 해 쌍용자동차 전장사업 협력업체로 등록됐고,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의 SQ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2009년 해외시장 공략을 목표로 진출국의 기술표준에 맞는 제품 개발과 핵심기술 업그레이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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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김병홍 부사장 ] "수천 번 검사로 無결점 제품 양산"

"첫 하이패스 단말기를 개발하는 데 80억원 이상의 투자비용과 6년 이상의 개발기간이 소요됐습니다.

피가 마르고 살이 타 들어가는 시간이었지만 임직원들이 일심동체로 열정을 보였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하이게인텔레콤㈜의 ETC 사업을 선봉에서 지휘했던 김병홍 부사장의 말이다.

하이패스 관련 기술에 관해서는 국내 일인자 소리를 듣는 그이지만,기술개발의 결정적 공을 직원들의 몫으로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다.

김 부사장은 하이패스 단말기의 구성부품 하나까지도 단 한 번의 결점을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다.

모든 제품을 자신 있게 출고하기 위해 수천 번의 검사과정을 직접 지시하고 생산현장을 돌아본다.

이런 그의 꼼꼼함은 아직까지도 하이게인텔레콤㈜이 전 제품 '무결점' 릴레이를 이어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현재 김 부사장은 지능형 교통시스템 분야에서 하이패스 단말기 외에 DSRC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향후 도래할 스마트웨이 사업 및 u-시티 사업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기술을 상품화해 참여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한 신기술 개발과 응용기술 구현에 매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