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어김없이 악재가 등장했다.

유동성 위축설로 고역을 치룬 베어스턴스가 결국은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다행히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키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한시름 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신용 리스크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주엔 FOMC 회의와 미국 금융주들의 실적발표 등이 예정돼 있어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요일 아침, 어금니를 꽉 깨물고 한 주를 준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칼라일 캐피탈의 파산에 이어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 소식으로 금융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긴급 유동성 대책으로 신용경색이 완화될 것이란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위기관리 능력이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

이번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크게는 1%P까지 금리가 인하되겠지만 신뢰성 저하로 얼마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판단했다.

서브프라임 부실이 금융 기관들의 유동성 위기로 번지고 있고 연준의 대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신용위기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

성 팀장은 "미국의 경기침체와 인플레 압력 증가, 신용위기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은 매도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용위기가 신뢰의 위기로 전이되고 있는 국면에서 이번주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 등으로 불안심리가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신용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 결과 등에 따라 지난 1월말 저점이었던 코스피 1570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플레라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고 지적.

연주의 추가 대응도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이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등장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펀드런 가능성을 들 수 있다"면서 "다만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해 봤을 때 지수가 1480선까지 밀려야 펀드런이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동안 숱한 리스크 속에서도 최후의 방어기제였던 수급마저 버티지 못할 경우 시장은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지만, 적립식 문화가 가져온 질적인 개선 등을 감안할 때 대규모 펀드런의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주식시장의 방향타가 잠시 아래쪽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신용 리스크와 정책적 대응 사이에서의 줄다리기가 이번주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증시 여건이 매우 불리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기가 상당히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방 리스크가 줄어들기 전까지는 당분간 중립적인 관점으로 선회해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도 "물러설 때는 물러서는 것도 전략"이라면서 이번주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했다.

미국의 소비 심리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고 원/달러 환율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등 매크로 변수들이 악화되면서 총체적 위험으로 번질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고 지적.

위험한 상황에선 방어가 전략이라면서, 이번주 고비는 피하고 이후를 기약하는 전략이 지금은 가장 이상적인 전략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