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3일 자동차와 타이어업종에 대해 환율 상승은 상반기에 우선적인 모멘텀이 되지만 하반기에는 원재료비 증가 압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차한국타이어에 대해서는 환율 수혜와 더불어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판매 지역 측면)의 안정성을 감안해 '매수'를, 기아차에 대해서는 수출 비중 등 사업 포트폴리오의 불안정성 상존을 감안해 단기매수(Trading Buy) 의견을 유지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기아차, 한국타이어 등 주요 업체에 대한 대우증권의 기존 2008년 환율 가정은 각각 원/달러 918원, 원/유로 1315원"이라며 "2008년 현재 평균 환율의 경우 원/달러는 944원, 원/유로는 1397원으로 기존 수익예상 가정을 각각 2.8%, 6.2%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들어 원/달러와 원/유로가 각각 970원, 1490원을 상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경향에 따라 2008년중 기존 수익예상의 가정치를 각각 3%, 9% 상회하는 원/달러, 원/유로 환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 현대차, 원/유로 상승 수혜가 원/달러보다 커

대우증권은 현대차의 경우 2008년 수익예상을 기준으로 원/달러와 원/유로가 각각 10원씩 상승할 때 영업이익은 754억원, 486억원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각각 기존 수익예상 영업이익의 3.6%, 2.3% 수준이다.

또한 30% 수준의 헷지율을 가정할 경우 2008년 EPS는 원/달러 및 원/유로 10원 씩의 상승에 따라 각각 1.8%, 1.2%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재 수준에서는 원/달러보다는 원/유로가 기존 가정치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의 원/유로 추세가 유지된다면 2008년에 기존 수익예상 대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기아차, 유로수출 비중 축소세 등에 따라 효과 반감

대우증권에 따르면 기아차의 경우 원/달러와 원/유로가 각각 10원 씩 상승할 때 영업이익은 726억원, 162억원 증가할 수 있다. 이는 각각 기존 수익예상 영업이익의 38.3%, 8.6% 수준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주요 환율 상승에 따른 기존 2008년 예상 영업이익 대비 증익의 레버리지가 매우 큰 편"이라며 "다만 해외 현지재고의 누증에 따라 수출선적 자체가 부진해 당분간 기존 수익예상 대비 수출매출 비중이 축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변동성으로 인해 환율 수혜가 반감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특히 유로화 수출의 경우는 주력 차종인 모닝 등의 내수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선적 축소, 유럽판매의 현지화 비중 진전 등에 의해 전체 수출 대비 비중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라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진 원/유로 수혜 효과의 반감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증권은 엔화가치 상승세가 미국시장에서 한국 완성차업체의 가격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이지만 미국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상품라인업이 충분하지 않은 점, 일본 업체들의 중소형 세단 라인업의 상당비중이 현지생산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그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 한국타이어, 상반기 견조한 수익유지

박 애널리스트는 "원/유로가 10원 상승하면 한국타이어의 2008년 영업이익은 47억원 증가할 수 있다"며 "현재 원/유로의 기존 가정 대비 상회 가능폭을 감안할 때 2008년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2948억원) 대비 20% 증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상반기중 주요 RE(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의 판가 인상이 매출 증가에 추가로 반영될 전망이라며 여기에 원/유로 환율 상승세에 따른 마진개선 요인이 가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2008년 들어서의 천연고무 등 원자재가격 상승은 2분기 중반 이후부터 영업이익률 하락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며 한국 타이어의 수익성은 상반기중 대체로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대우증권은 최근 원화가치의 두드러진 하락세로 인한 환율 수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금리 인하의 효과가 점진적으로 감소하면서 글로벌 인플레 압력과 달러 약세가 둔화될수록 급진적인 원화 약세가 정상적으로 조정되고 환율 수혜도 약화될 수 있고, 반대로 인플레 압력이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환율 수혜 만큼 자동차업체의 원가상승 압력도 고조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에는 기존 수익예상 가정을 상당폭 상회하는 평균 환율 수준이 연간 유지될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영업실적 측면 등에서 우선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는 현재의 인플레 압력에 따른 원자재가격 강세 요인이 점진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원재료 비용 상승 압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