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을 하나로 묶는 '한국판 테마섹' 구상에 이어 산업은행-우리금융지주-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으로 초대형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외환보유액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KIC)의 투자 규모를 200억달러에서 1000억달러로 늘려 세계적 수준의 국부펀드로 개편하는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정부가 투자한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덩어리로 묶어 '글로벌 플레이어(Global Player)'로 육성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부 투자기관 개혁 3대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12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은 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을 묶어 '슈퍼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파이낸셜 광주은행 경남은행 LIG생명 등을,기업은행은 기은캐피탈 기은SG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3개 금융그룹을 하나로 합칠 경우 자산 규모가 5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금융회사가 탄생해 단숨에 세계 30위권에 진입한다.

한국도 세계적 금융회사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초대형 금융회사를 갖게 되는 셈이다.

3개 금융그룹을 어떤 방식으로 합칠지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

다만 과도기적으로 3개 금융그룹을 기계적으로 편입할 수도 있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초대형 투자은행(IB)과 상업은행,기타 금융회사 등이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을 재원으로 국내외에 투자하고 있는 KIC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현재 200억달러 수준인 투자 규모를 1000억달러로 늘리기 위해 연기금 등에서 추가 투자 재원을 끌어오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운데 3개 금융그룹을 제외한 모든 주식을 출자해 한국판 테마섹(정부투자 지주회사)을 만드는 것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 방안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가,KIC 확대 개편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각각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어 향후 부처 간 협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식/정재형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