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필자가 요즘 임직원들과 회의 때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오늘 어떤 것들을 하고 다음 주에 무엇을 할 것인가도 의미가 있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5년,10년 앞을 내다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회사의 중장기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변화 속도가 그만큼 빠르기 때문에 더더욱 멀리보고 생각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오늘의 투자결정은 향후 10년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필자가 회사 연수원에서건 회식자리에서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 바로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것이다. 비록 직급은 사원,대리,과장일지언정 생각과 실천만큼은 회사의 경영자처럼,대주주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강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 바로 그 회사의 경영자와 대주주일 터다.

임직원 각자가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경영자 혹은 창업자라고 생각하고 업무에 임한다면 스스로 먼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과 판단력도 길러질 것이다. 따라서 진짜 필요한 것은 지식이나 학위가 아니라 마르지 않는 열정의 샘이다. 열정이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머지 절반은 계획과 실천이 채워줘야 한다. 계획은 실천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실천이 모여서 꿈을 이루어 줄 것이다.

필자에게는 작은 습관이 하나 있다. 사람들을 만나거나 회의할 때면 항상 수첩을 꺼내 메모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꼬깃꼬깃해진 수첩들을 꺼내 반복해서 읽어보고 직원들과 생각을 공유한다.

'좋은 머리보다 둔한 연필이 백 배 낫다'는 말이 있다.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기록은 필수다. 종이 위에서 손으로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고 실행하기 전에 손으로 먼저 실천해보는 것이 기록이다. 그런 계획은 경험상 몇 배의 효과가 있다. 좋은 습관은 처음에는 작은 변화에 머물지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큰 변화를 안겨주게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시간일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주인된 입장에서 멀리보고 착실히 계획을 세워야 한다. 결국 내 인생의 건축가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