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의 경우는 기술지주회사 개념이 전혀 낯설지 않다. 연구성과를 토대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대학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 수익은 다시 연구에 재투자됨으로써 오늘날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들이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도 이런 모델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만 그런 게 아니다. 이웃 중국의 경우 칭화대가 설립한 칭화홀딩스라는 성공사례가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경우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학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서강대의 기술지주회사 설립도 대학의 산학협력단을 모태로 주식회사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법'이 지난해 개정됐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했던 일이다.그동안 정부가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한다,산ㆍ학협력을 활성화한다,대학 연구성과를 사업화한다는 등 말만 무성했지 실제로는 법,제도상의 장애요인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비록 늦게 출발하긴 했지만 대학의 기술지주회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때마침 대학들이 엄정한 연구평가를 통해 실적이 부진한 교수들을 퇴출(退出)시키기 시작했다. 이 또한 고무적인 일이다. 이런 변화가 가속화되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대학을 가질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