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의 '개혁 공천'이 내부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이런 가운데 야당인 통합민주당이 결국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람은 모두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키로 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로 인해 공천 탈락이 불가피해진 유력 후보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진통은 거듭되고 있다.그들 나름대로 억울함이 없지 않고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도 아니다.그렇더라도 비리와 관련되어 처벌을 받은 인물은 예외없이 공천에서 탈락시키기로 한 야당의 '공천혁명'은 우리 정치판의 오랜 악습(惡習)과 후진성을 벗어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국민들 또한 더 많은 지지로 화답할 게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개혁공천을 앞세웠지만 계파간 안배 등의 시비로 벌써 적지 않은 논란을 빚고 있는 여당이 얼마나 개혁적인 공천 결과를 내놓을지도 주목해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입법활동과 국정감시를 고유 기능으로 하는 국회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사회의 다른 어느 구성원보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춰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런데도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계파 나눠먹기나 지역주의,당선 가능성에만 기댄 공천으로 온갖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까지 국회에 입성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그것이 정치 발전은 고사하고,경제와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는 최대 걸림돌이 되어왔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여야 할 것없이 이번 공천은 반드시 개혁공천이 관철되지 않으면 안된다.확고한 원칙을 세웠다면 엄격한 적용을 통해 그야말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을 공천하고,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도록 정당과 유권자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공천혁명을 통해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정치선진화는 또다시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되고 말 게 틀림없다.정치가 구태를 거듭하면 정치만 뒷걸음질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경제발전,국가발전의 장애물로 작용해온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국민 모두가 여야의 공천혁명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